▲ 이국성 변호사

 지난 금요일에는 기호일보 독자위원회 월례회 겸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면서 각자의 눈으로 사회와 삶을 바라보고 있는 분들로 독자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4년 동안의 독자위원회 활동과 발자취를 뒤돌아보면서 새롭게 도약하는 기호일보를 위해 독자위원회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1천만 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 살고 있는 거대 도시 서울의 위성도시로서 인천이 갖고 있는 지정학적 한계는 사회의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발견된다. 그 한계는 외부적임에도 불구하고 내면에 깊이 자리를 잡고 있다.

많은 지식인들이 서울에 거주하면서 생업의 수단으로 인천을 이용하는 것도 인천의 성숙과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고, 울산과 같은 공업도시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제적 저성장도 인천의 경제적 중산층 부족의 요인이기도 하다.

지식적인 성숙이 부족하고 경제적으로 빈약한 상태에서 지방신문이 생존해 간다는 문제는 생각보다 대단히 어렵다. 자신의 용돈에서 한 달, 일 년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지방신문을 자발적으로 구독하려는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이를 이해하기 쉽다.

인천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중앙 신문, 중앙 티브이, 중앙 정치, 중앙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고 인천 신문, 인천 정치, 인천 문화, 인천 경제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이렇게 빈약한 생태환경에서 지방신문인 기호일보가 생존하면서 발전해 가는 모습은 솔직히 기적에 가깝다.

더욱이 내년에는 기호일보가 발간 40주년이라고 한다. 참으로 경이롭다.

어느 대기업도 10년을 버티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의 위성도시의 하나이고 경제적으로 저성장돼 문화를 향유할 중산층 이상의 시민이 아주 부족한 인천에서 지방신문이 40주년을 맞이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적이다.

4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기호일보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전 구성원들이 피와 땀을 쏟으며 노력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마흔 살짜리 기호일보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제의 독자위원회에서도 언론의 생태환경 변화와 그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언론의 구성과 방법, 획일화된 현 생태계의 문제점들에 대한 진단을 하고 생태환경의 변화를 주도할 창의적인 역할은 무엇인가도 논의했다.

언론도 수익을 창출해 미래 변화에 재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고, 수익 창출의 가능성과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과거 시장을 선도했던 대표적인 대기업들이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됐던 사례는 전자, 건설, 제조, 언론 등 사회의 각 분야에 너무나 많다. 기호일보가 인천지역의 대표 신문이 됐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자리에서 다시 도약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1등의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새로운 도약! 이 목표는 기호일보 모든 구성원들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새롭게 출범하는 독자위원회의 바람이기도 하다.

독자위원회는 과거보다 더 날카로운 시각으로 비판과 조언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다른 언론과 차별화된 기호일보만의 정신을 지역시민에게 보여 주길 요구하고 싶다.

권력의 오용과 남용에 대해서는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공개해 권력을 본래 자리로 돌아가도록 하고, 지역 각 분야의 소식을 상세하게 취재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 줘야 한다.

권력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시민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기호일보, 그 도약을 위해 독자위원회 구성원 모두는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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