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저자 성석제. 창비 출판. 370쪽. 1만2천 원.
비정한 현실의 무게 속에서 끝내 투명인간이 돼야만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성석제의 장편소설 「투명인간」이 출간됐다. 한국일보문학상, 동서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 온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특유의 입담과 해학, 절정에 이른 날렵한 필치를 선보인다.

소설은 어려운 시절을 누구보다 열심히, 착하게 살아온 주인공 ‘김만수’의 이야기를 통해 굴곡의 역사 가운데 던져진 한 개인의 운명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너무나 흔해서 눈에 띄지 않지만 누구보다 기막힌 인생을 살아온 ‘김만수’라는 이름의 인물이 우리 시대의 지극히 평범한 인간상을 보여 주는 동안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게 하는 작품이다.

볼품없는 외모에 유난히 허약하게 태어난 데다, 말도 늦고 매사에 이해가 더디지만 마냥 착하고 순박하기만 한 만수는 가족들과 함께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묵묵히 끈질기게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베트남전에 파병된 큰형이 고엽제로 인해 목숨을 잃고 가족들이 서울로 이사하면서부터 만수의 가족은 크고 작은 고난과 비극을 겪으며 살아간다.

1970년대를 지나 1980년대 말의 격동기를 건너간 만수는 뒤늦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게 되지만 만수의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는 바람에 다시 시련이 닥친다.

만수는 끝까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그런 그에겐 끝이 나지 않는 고된 노동, 가족과 주변 이들의 외면, 더 큰 불행만이 있을 뿐이다.

소설은 주인공 만수의 가족을 비롯해 친구, 동료 등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화자로 등장, 주인공에 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각자의 시선으로 본 ‘만수에 관한 이야기’들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 내는 동안 만수의 내면은 보여 주지 않으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김만수라는 인물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식이다.

임순례 감독은 추천사에서 “평범하고 성실한 일가족이 삼대에 걸쳐 근현대사를 관통하면서 개발중심과 물질만능의 한국사회로부터 어떻게 소외돼 왔는지를 읽고 나면 종국에는 어찌할 수 없는 슬픔과 서늘한 감동이 몰려온다”며 “한국사회에서 나는, 그리고 당신은 투명인간이 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낼 자신이 있는지를 되묻는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불륜
저자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374쪽. 1만3천800원.

완벽한 삶을 살아가던 30대 여성 린다가 위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작가는 일상의 권태와 사랑의 불안정성 앞에 위태로운 여성의 마음을 세밀하게 짚어내고,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람의 의미와 사랑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다뤘다는 점에서 전작 「브리다」, 「11분」 등과 맥을 같이 한다.

 

   
 

잡담이 능력이다
저자 사이토 다카시. 위즈덤하우스. 227쪽. 1만3천 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사이토 다카시가 잡담의 숨은 본질을 밝히고, 몇 가지 간단한 원칙과 요령만으로 누구나 쉽게 잡담에 능해지는 방법을 소개했다.

저자는 30초의 대수롭지 않은 잡담 속에 그 사람의 인간성과 사회성이 응축돼 있으며, 잠깐의 잡담으로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할 수 있고 또 상대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꿈에서 맛본 똥파리
저자 백희나. 책 읽는곰. 32쪽. 1만1천 원.
「구름빵」, 「장수탕선녀님」 등 늘 새로운 재료와 기법으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을 만드는 백희나의 새 책. 올챙이 동생들을 돌보는 큰오빠 개구리의 따뜻한 이야기가 빛을 이용한 뛰어난 색감의 그림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큰오빠 개구리의 순박함과 우직함이 빛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히고 따스하게 데워 주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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