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바이러스 그 후 10년, 시저가 이끄는 진화한 유인원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고 평화롭게 살아간다. 반면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은 극소수의 인간들은 멸종 위기와 가족을 잃은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들은 연료가 바닥나자 전력을 끌어들일 발전소를 찾아 숲으로 들어갔다가 유인원들과 10년 만에 마주친다. 두 종족은 잠깐의 아슬아슬한 평화 속에서 공존을 고민하지만 결국 생존을 건 전쟁을 시작한다.

전작 ‘혹성탈출:진화의 시작(2011)’ 이후 멸종 위기에 처한 인류와 급속도로 진화한 유인원의 충돌을 담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반격의 서막’이 10일 개봉했다.

영화는 한쪽을 악으로, 다른 한쪽을 선으로 규정하지 않은 채 종(種)의 대립보다도 각각 인간 사회와 유인원 사회 내부에서 벌어지는 대립에 좀 더 주목한다.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 유인원은 뭉치면 강하다’는 사회 규율과 도덕이 한순간에 깨지면서 유인원 사회에서 빚어지는 파국은 인간사회의 그것을 닮았다.

유인원 공동체 리더이면서 인간에 대해 점차 마음을 열려는 시저(앤디 서키스 분)와 뿌리 깊은 적대감으로 인간과의 전쟁을 불사하는 코바(토비 켑벨)의 대립은 이야기 전개에서 가장 눈길을 끈다. 두 배우의 심리 연기도 매우 섬세하다.

이야기의 완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눈이 휘황찬란한 특수효과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폐허가 된 샌프란시스코 도심 빌딩가를 배경으로 한 두 종족의 전쟁 장면은 손꼽을 만하다. 특수효과 디자인 기업인 웨타 디지털(WETA Digital)이 전면 활용했다는 기술 ‘라이브 퍼포먼스 캡처’ 덕분인데 이는 유인원과 인간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함께 연기한 다음 해당 영상을 CG로 바꾸는 식이다.

여기에 제작진은 사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블루 스크린으로 도배된 스튜디오를 벗어나 영화의 85% 이상을 실제 야외에서 촬영했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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