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의 그늘
저자 이상실. 개미 출판. 246쪽. 1만2천 원.

소설집 「월운리 사람들」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려 주목받았던 소설가 이상실이 최근 장편소설 「미행의 그늘」을 펴냈다.

신작 소설은 현실과 사이버 세계에서 계속되는 스토커들의 집요한 스토킹에 시달리는 한 여인이 그들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유공간을 찾기 위해 끝없이 방황하는 이야기가 담긴 문제적 작품이다.

작가가 내세운 서술자는 스토킹에 휘말려 포식자들을 피해 도망다니며 희생물이 돼 버린 한 여인의 삶과 스토커인 두 남자의 삶에 깊이 빠져들고 그들의 일상을 파고든다.

특히 몽롱한 시선으로 관음을 일삼고 비틀거리면서도 편집광처럼 구애의 대상에게 집요하게 다가가는 민규, 사이버의 가상공간을 이용해 유인하고 조롱하는 간교한 수작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경태 등 독특한 주인공들을 내세운 작가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순간순간 집요하고 잔악한 행동을 일삼는 그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여기에 명쾌한 문장, 상징적 의미가 내포된 낙서, 스릴러물과 같은 긴박한 전개가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날이 갈수록 깊이와 진지함, 사색이 사라진 검색의 시대에서 길 없는 길과 아득한 길 위에서 인간이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작가는 책의 서두에 “사회는 날이 갈수록 깊이와 진지함이 사라지고, 불손하고 경망스런 껍데기들로 채워진다. 위계질서가 무너진 열린 시대, 사색이 마비된 검색의 시대에 상대는 오직 착취와 유흥의 대상일 뿐이다.(중략) 나는 이러한 ‘도시문명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인간이 나아갈 삶의 통로는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소설을 썼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이상실 소설가는 전남 완도 출생으로 2005년 계간 「문학과 의식」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인천문화재단 창작기금을 지원받았다. 현재 인천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저자 요나스 요나손. 열린책들. 544쪽. 1만4천800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저자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 스웨덴과 남아공을 배경으로 100세 노인의 삶보다 더 기구하고 황당무계한 까막눈 소녀의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비천한 태생이지만 두뇌만은 비범했던 한 여인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종횡무진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 특유의 재치와 유머, 사회 현실 풍자가 돋보인다.

 

   
 

심장박동을 듣는 기술
저자 얀 필립 젠드커. 박하 출판. 396쪽. 1만4천 원.
어느 날 앞을 볼 수 없게 된 소년과 두 다리로 걸을 수 없는 소녀가 만나 하나의 영혼이 되고, 물리적 거리의 장애와 시간의 부식력을 거스르는 완벽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사랑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고, 사랑을 신뢰하는 이들에게 신념을 주는 감동과 매혹의 소설이다.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저자 박광수. 청림출판. 280쪽. 1만5천 원.
스쳐간 일상에서 길어 올린 따뜻한 말 한마디. 저자 박광수가 그를 둘러싼 익숙한 모든 사물들과 모든 관계에 못다 건넨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다.

사물들의 나지막한 목소리, 그리고 각양각색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을 관조하고 돌보는 마음들을 담아냈다. 작가 특유의 감성이 더욱 짙어진 이 책은 좀 더 농밀하게 인생과 일상을 들여다본다.

 

 

   
 

뉴스의 시대
저자 알랭 드 보통. 문학동네. 336쪽. 1만5천 원.
 
일상에서 겪는 불안과 곤경을 날렵하게 파고드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에서 뉴스를 소재로 우리 시대의 미디어를 둘러싼 풍경을 낱낱이 묘사하면서, 쇄도하는 뉴스와 이미지들 속에서 좀 더 생산적이고 건강하게 뉴스를 수용하는 법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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