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3일 병풍수사와 관련, 서울지검 박영관 특수1부장 유임 등에 반발해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해임안 제출을 시작으로 장대환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철저검증, 공적자금 국정조사 및 대통령 일가 권력비리 특검제 도입, 정권퇴진운동의 수순으로 투쟁강도를 높여갈 방침인 반면 민주당은 병역비리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1천만명 서명운동'을 계속키로 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양당은 최근의 정국대치 결과가 12월 대선정국 주도권 향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사활을 건 극한대결을 불사하고 있어 이같은 상황속에서 오는 28일 이뤄질 장 지명자의 국회 인준안 표결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서청원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병풍 쟁점화' 발언과 박영관 특수1부장의 유임결정을 규탄한 뒤 청와대를 집단 항의방문, 대통령 사과와 박지원 비서실장의 해임 등을 촉구하는 공개요구서를 전달했다.
 
또 이날 제출된 김 법무 해임건의안을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29일께 처리한 뒤 공적자금 국정조사도 민주당이 거부할 경우 조사계획서의 단독 처리를 추진키로 했다.
 
서 대표는 회의에서 “청와대가 공작의 총본산”이라며 “모든 정치공작은 김대중 대통령의 뜻이고 총괄지휘는 박지원 비서실장이라고 보며 여러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재임명된 김정길 장관과 박영관 검사의 역할이 뭔지 극명히 말해준다”며 “김학재 차장과 박영관 부장으로 이어지는 `부패정치공작'이라는 거악의 실체를 뿌리뽑기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날 한화갑 대표 주재로 `5대 의혹 규명특위'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겸한 `정국상황비상대책반' 회의를 열고 병역비리 척결 1천만 서명운동의 지속적 추진과 `이 후보 빌라게이트' 추가의혹 규명에 매진키로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장서리 인준 부결 움직임과 관련, “이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국정마비와 혼란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총리인준안 부결시 이를 적극적으로 정치쟁점화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특히 노무현 후보와 한 대표는 조찬회동에서 “한나라당이 이 후보 한사람의 불법을 덮기위해 국법질서를 짓밟고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대단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행동에 정면대응키로 했다”고 이낙연 대변인이 전했다.
 
한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회를 도구화하고 검찰을 무력화하는 등 국정을 혼란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 후보 두 아들 병역비리를 끝까지 추적해 진실을 밝혀내고, 당원과 지도부는 우리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투쟁을 성공시키기 위해 총체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논평에서 “91년 1월 정연씨가 서울대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는 영수증이 발견됨에 따라 당시 서울대 병원 관계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서울대 병원은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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