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양평군의 어느 블루베리 농장에서 친환경 로컬푸드 매장에 판매할 블루베리 수확이 한창이다. 그날그날 식감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열매를 선별해 소포장까지 마치면 직접 매장에 배달하고 어제 소비자와 단골손님들의 반응, 오늘 가격 등을 책정한다.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 씨는 양평 친환경 로컬푸드 매장의 단골손님이다. 단순히 싸게 팔아서 단골인 건 아니다. 최근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되고 대형 마트마다 저렴한 친환경 농산물을 내놓고 있지만 자신이 직접 만나 본 농부의 손길에서 수확된 농산물이 더욱 호감이 가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의 혁신 ‘로컬푸드 운동’
로컬푸드 운동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능한 한 그 지역 안에서 소비하도록 촉진하고 생산지로부터 밥상까지 이동하는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한편,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와 안정적인 가격을 보장받도록 하는 노력이다.

전국 최초·최고의 ‘친환경농업의 특구’는 양평군이다.

   
 

양평군은 1973년 팔당댐 준공 이후 각종 규제가 중첩 적용돼 지역 발전이 더뎠다. 이에 따라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지역경제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일찍부터 친환경농업을 추진했다.

1998년 전국 최초로 친환경농업 선포식을 가진 이후 ‘양평 환경농업21, 3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차질 없이 추진한 결과 명실공히 자타가 공인하는 친환경농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005년 농림부와 환경부가 공동 제정한 제1회 친환경농업 대상, 2007년, 2009년 친환경농업 대상 등 친환경농업 분야의 굵직한 평가와 수상을 독차지해 왔다.

군은 이제 축적된 노하우와 잘 다져진 친환경농업의 기반을 토대로 아시아 친환경농업 허브도시로 재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군의 친환경 로컬푸드 운동 속에는 ‘신뢰’와 ‘공감’이 있다. 친환경농업 기술이 풍부한 군은 이제 단순 생산만으로는 친환경 농산물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점을 인식했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상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알았다.

양평군 친환경 로컬푸드 운동의 배경은 이렇다.

첫째, 돈 되는 친환경농업이다. 지역 생산과 지역 소비를 촉진하고 직거래 판매를 통해 거품을 줄임으로써 생산자에게 경제적 소득을 증가시켜 친환경농업인들이 보람을 갖도록 하는 데 있다.

둘째, 지역주민의 건강한 식생활 실현에 있다. 식품의 운송 거리를 단축함으로써 보다 신선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교류해 지속적인 식생활 문화를 개선한다.

셋째, 신뢰를 통한 도시와 농촌의 상생과 소통 그리고 공감이다. 도시는 농업과 농촌의 가치, 전통문화를 함께 공감하고 농업인은 도시에 안전한 먹을거리와 편안한 휴식을 준다. ‘신뢰’와 ‘공감’을 통해 양평 친환경 로컬푸드 운동은 농업의 6차산업화를 지속가능하게 추진한다.

#‘양평 친환경 로컬푸드 협동조합’ 본격 활동
양평군은 2013년 12월 친환경농업인 33명이 모여 ‘양평 친환경 로컬푸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의 만남과 협의를 거치며 로컬푸드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을 공감했다. 드디어 군 관내 농업인들은 ‘행복한 농사·건강한 푸드·만족한 소비’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함께하기로 했다.

조합은 로컬푸드 운동 확산과 동기부여를 위해 친환경농업인 260여 명을 대상으로 로컬푸드 맞춤교육을 실시하고 국내외 로컬푸드 선진지를 돌아다니며 노하우를 배워 왔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드디어 양평전통시장 내 ‘양평 친환경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을 시작으로 양평의

   
 
로컬푸드 운동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 공급으로 이미 3천800여 명의 소비자 회원을 확보하고 꾸준한 매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합은 올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공모한 ‘소비자 참여형 직거래 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8월 총 사업비 3억 원을 투자해 직매장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지난 3월부터는 수도권 12곳의 협력매장을 통해 ‘양평 친환경 로컬푸드’를 도시 소비자가 만나 볼 수 있도록 직거래 시스템을 통해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로컬푸드 운동을 6차산업화의 동력으로
농업 분야에서 최근 주목받는 6차산업화와 로컬푸드는 결코 다르지 않다. 마치 큰집과 작은집의 관계에 비유할 만큼 상호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양평군은 혁명과도 같은 농업의 6차산업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로컬푸드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안전한 농산물의 생산 그리고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가공식품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소비자와의 소통과 신뢰 확보를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 등을 통해 로컬푸드 운동을 지속 추진함으로써 6차산업화 정착에 기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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