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4년 현재 국제의원연맹 회원국 가운데 여성 의원이 차지하는 평균 비율은 21.9%이다. 그 가운데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은 전체 의석 가운데 15.7%를 차지한다.

 2014년 현재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국제의원연맹 회원국 154개 가운데 93등이다. 제19대 국회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이 역대 최대라 여성의 정치적 참여에 있어서 일대 도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나는 여성의 정치적 발전에 있어서 일종의 선순환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이 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여성 후보가 많이 출마하고 여성 관련 정책과 공약이 많아져야 한다.

선거에서 여성의 투표 참여가 늘어날수록, 그리고 여성 후보가 많아질수록 여성 당선인이 증가할 가능성이 생긴다. 여성 정치인이 증가할수록 여성 관련 정책이나 입법 산출은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다시 여성의 투표 참여 증대를 자극할 것이고, 또 여성 정치인의 재출마와 재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로 여성 관련 정책이나 입법 산출의 증가가 가능해지고 나아가 여성 전체의 이해가 점점 더 구현돼 갈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여성의 투표율은 남성의 투표율에 비해 대체로 낮은 편이다. 2000년대 남성 투표율은 평균 58.25%인 데 비해 여성 투표율은 56.70%이다.

다만 여성 후보가 있었던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의 투표율은 76.4%로 75.8%에 그친 남성 투표율을 앞섰다. 이에 반해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유권자는 50.9%였고 남성 선거인은 49.1%였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성이 50.8%였고 남성은 49.2%였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이 50.6%, 남성이 49.4%였다. 한마디로 선거인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데 투표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한편 역대 지방선거를 볼 때 여성 후보는 점증하는 추세다. 기초단체장 후보(0.4%→1.2%→1.1%→2.7%→3.5%→5.8%), 지역구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후보(1.5%→2.4%→3.1%→5.2%→8.7%→11.5% 및 1.7%→1.8%→2.6%→4.9%→9.5%→14.1%), 비례대표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후보(55.3%→64.5%→67.3%→70.6% 및 73.3%→80.0%→90.0%)로 여성 후보의 비율이 계속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서 괄호 안의 숫자는 1995→1998→2002→2006→2010→2014년 지방선거의 통계를 의미한다. 물론 그 기간 동안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선거를 위해 출마한 여성 후보는 여전히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여성 당선인도 늘어가고 있다. 기초단체장(0.4%→0%→0.9%→1.3%→2.6%→4.0%), 지역구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1.4%→2.3%→2.3%→4.9%→8.1%→8.2% 및 1.6%→1.6%→2.2%→4.4%→10.9%→14.6%), 비례대표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67.1%→73.1%→71.6%→65.5% 및 87.2%→93.6%→95.8%)으로 여성 당선인의 비율이 약간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례대표를 제외하고는 여성 당선인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른 나라에서도 여성 대표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1990년대를 경과하면서 세계적으로 40여 개 국가가 여성할당제를 도입해 여성 대표를 증가시킬 것을 추진했다. 프랑스에서는 50% 할당제가 최근에 도입됐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성 국회의원이 역대 최대인 제19대 국회에서도 2005년 공직선거법 제47조(④정당이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전국지역구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를 고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대통령도 여성이고 여성 의원이 최대인 이 시대에 지역구 여성 후보 30% 의무할당제가 도입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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