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로 구성돼 있지만, 근대 이전의 동화의 개념은 꿈과 희망을 주는 것보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통해 가르침을 전하려는 목적이 더욱 강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인 ‘콩쥐팥쥐’, ‘해님달님’, ‘우렁각시’ 등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권선징악적인 주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중요시 여겨지는 가르침이었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영국의 유명 아동문학가 로알드 달의 원작 동화를 영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동화와 영화 모두 아이들이 꿈꾸는 상상의 세계를 환상적인 묘사를 통해 시각화할 뿐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한 재미만큼이나 교훈적인 구성도 적절히 배합했다.

재기 발랄한 상상력의 소유자 로알드 달의 작품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지난 2005년 할리우드의 괴짜 감독 팀 버튼과 그의 페르소나 조니 뎁과 만나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재탄생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소년 찰리는 배려심이 많은 착한 아이다. 무척이나 가난한 탓에 먹을 거라곤 매일 같은 양배추 수프뿐이지만 그마저도 부모님이나 할아버지에게 양보할 만큼 자신보다 주변을 먼저 돌볼 줄 아는 심성을 가졌다. 찰리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날은 1년에 딱 한 번 돌아오는 자신의 생일이다.

오직 그날에만 자신의 생일선물로 초콜릿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찰리가 좋아하는 웡커 사의 초콜릿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난다. 그래서 전세계인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에는 비밀이 있었는데, 그 거대한 회사로 일하러 가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공장 입구의 거대한 철문조차 열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베일에 싸인 웡커 사는 어느 날 뜻밖의 이벤트를 발표한다. 그것은 초콜릿 포장지 안에 다섯 장의 황금 티켓을 숨겨 두고 이를 찾은 다섯 아이들을 공장 견학에 초대하겠다는 것이다.

탐욕스러운 먹보 아우구스트, 지고는 못 사는 바이올렛, 응석받이 버루카, 게임광 마이크, 네 명의 아이들이 황금 티겟을 손에 쥔 가운데 마지막 행운의 티켓은 착하게 살아온 찰리에게 돌아간다.

이에 웡카 사를 방문하는 다섯 명의 눈앞에 놀랍도록 환상적인 초콜릿 마을이 펼쳐진다. 달콤한 캔디와 과자, 초콜릿으로 가득한 이 환상적인 공간은 그러나 머지않아 통제 불능의 아이들에게 비현실적인 악몽의 공간으로 바뀐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공장에 초대된 다섯 명의 아이들과 아이들만큼이나 엉뚱한 어른 윌리 웡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음직한 과자로 만들어진 마을을 환상적으로 구현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각기 다른 다섯 명의 아이들이 벌이는 사건과 이를 해결하는 과정은 익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섬뜩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결국은 찰리를 제외한 네 명의 아이들이 저마다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는 지나친 탐욕은 결국 화를 부르며 착한 마음은 복을 받게 된다는 권선징악적 세계관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뉴스를 통해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건·사고들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들었던 동화의 결론처럼, 지금 우리가 아이들에게 읽어 주는 이야기의 결말처럼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벌을 받는 권선징악의 사회가 우리의 현실에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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