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선 객원논설위원

 요즈음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두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하나는 유병언의 장남 대균과 함께 있다가 검거된 박수경의 팬클럽과 펜카페가 개설됐다는 소식이 시중의 화제가 된 사례이고, 또 하나는 종교단체 지도자들이 통합진보당 이석기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함으로써 발단이 된 사례다.

선처의 대상이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고, 반성 없는 국가전복세력에 대해 선처해 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 항소심 결심 공판 직전의 시점이다.

따라서 선처의 대상이 누구든, 어떤 종류의 것이든 공판을 앞둔 시점에서 탄원서를 낸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중론이다.

 다수 신도를 갖고 있는 종단 지도자들의 처사는 재판부에 심리적 압력이 될 것이고, 공판 때마다 법원 앞 항의 집회를 여는 해당 정당원의 행위를 응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박수경에 대한 일반인이나 네티즌들은 “아이들 엄마로서 그럴 수는 없다. 아이들과 가정을 버리고… 그게 사실인가”하는 비난과 심지어 욕설까지 퍼붓고 있는데, 그런 사람에 대해 ‘미녀 쌈짱 박수경 팬클럽’, ‘박수경 펜카페’ 같은 것을 개설한 사람들은 희한하고 별난 사람들이지만 팬클럽을 개설하자 삽시간에 100명 이상이 가입했다니 그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조갑제 닷컴 대표는 ‘잔인한 자를 동정하는 자는 동정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잔인하다’는 탈무드의 말을 인용하면서 “종교지도자들이 하자는 대로 한다면 모든 죄수들은 불쌍하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전원 석방해야 한다.

그러면 국가는 해체되고 무조건적 동정이 지옥을 만드는 것이고 그것은 위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찍이 교황 비오11세가 발표한 유명한 공산주의 비판서 「구세주이신 하느님」에서 가톨릭교회 안으로 침투하려는 공산주의에 속지 말도록 경고한 바 있었다. “경애하는 형제 여러분, 신자들이 공산주의자들의 술책에 기만당하지 않도록 감독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는 잘못된 믿음과 판단을 내리는 여러 성향이 있다. 우리 사회를 종종 혼란에 빠뜨리는 생각의 함정에서 벗어난다면 밝고 건전한 사회를 지향할 수 있다.

그러면 생각을 함정에 빠뜨리는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우리에게는 갖고 있던 믿음과 기대를 확인시켜 주는 정보만을 중시하고 재해석하는 성향이 우리 안에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를 이렇게 편향적으로 해석하면 잘못된 믿음을 수없이 갖게 된다. 둘째, 우리는 자신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오감은 잘 속아 넘어간다.

 그래서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보고 듣는다. 실제로 많은 연구 결과 우리의 기대와 소망이 우리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세상을 잘못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일화적인 자료에 의지해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믿게 된다.

셋째, 우리는 아주 복잡한 삶을 살고 있으면서 단순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끊임없이 찾아 헤맨다. 생각하고 결정을 내릴 때도 문제를 단순화하는 여러 가지 간단한 추론법을 적용한다.

이런 방법들은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심각한 오류를 유발해 개인이나 사회가 함정에 빠지게 한다.

예컨대 유사성을 근거로 평가를 내리면 기준율과 표본의 크기, 평균 회귀 현상이 불러오는 결과를 무시하게 된다.

또 쉽게 떠오르는 자료에만 의지해서 결정을 내리면 충격적인 사건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들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신뢰할 수 없는 정보에는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믿을 만한 관련 정보는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의 생각과 결정을 향상시키는 최고의 질은 비판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불충분하거나 부적절한 증거를 너무 쉽게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판적인 사고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흔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기보다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무언가를 믿을 때는 엄격해야 한다. 판단과 결정도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할 때 더욱 현명하게 내릴 수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