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나이 70이 넘은 우리 세대는 못 먹고 헐벗었으며 여유 없어 문화생활도 하지 못했지만 그러나 그때는 정신적인 법도와 가치가 사회와 가정에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기에 마음은 넉넉하게 살아왔다.

지금처럼 서로 헐뜯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각박한 사회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변했을까? 모두가 돈에 대한 욕심, 물질에 대한 욕심, 감투 욕심 등 헤아릴 수 없는 욕심 때문에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감옥을 드나들고 자식들은 부모의 재산을 뺏기 위해 낳아주고 키워 준 부모를 살해하는 악이 번성하는 한심한 사회로 가고 있다. 그것뿐이 아니다.

큰 틀에서 나라의 전체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해야 할 정치인이나 관료들까지도 철저하게 돈의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권력에 따라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는 추한 모습을 보여 주는가 싶더니 연일 많은 정치인들이 검찰에 줄줄이 소환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하기야 검찰에 각종 비리로 소환되는 사람들이 어디 정치인들뿐이겠는가.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아무리 권력과 돈의 위력이 좋다 하더라도 자신의 양심을 팔아가며 부정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오직 욕심 없이 정치할 사람으로 믿고 뽑아 준 정치인이 국민을 배신해서야 되겠는가. 사회를 변화시키고 국가를 부강하게 해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명분으로 정치인이나 관료의 길을 선택한 이들이 검은돈을 넘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권력을 가진 관료나 정치인들에게 옛날 선비처럼 부인이 바느질품을 팔 정도로 가난하라고 주장하지도 않고 당신들이 부자로 잘산다고 시기하거나 욕하지도 않는다.

적어도 신분과 어울리지 않는 치졸한 작태를 보여 주지 말아 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정치 쇄신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듯하다. 정말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정치를 쇄신하려거든 정치인이나 관료들 모두 양심선언을 하고 시작하라. 유병언 골프채 사건 등 부정부패 관련해 도매금으로 넘어가기 싫으면 결백한 사람은 나는 결백하다고 국민 앞에 변명이라도 해 보라. 그래야 누가 그동안 깨끗한 정치를 했고 누가 썩은 정치를 했는지 국민들이 가려서 솎아내야 할 사람은 솎아내야 할 것 아닌가.

돌아보면 그동안 정치인들은 뇌물을 받았어도 대가성 없는 정치헌금으로 치부했고 관료들은 청탁과 관계없는 떡값이란 항변으로 해악만 양산하는 정치로 국민들에게 불신을 받는 것이 어제오늘 일도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심각한 것은 부정을 저지르고도 반성은 고사하고 잘못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국가의 침체된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올려놓지 못하면 좌초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러나 국가경쟁력을 높이려고 발버둥쳐도 부정부패가 만연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국민들 위에 군림하기보다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부를 갖고 싶어한다.

 특히 주권자인 국민이 한시적으로 권한을 위임한 국회의원은 국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면책특권을 보장받은 사람들이다. 국회의원들이 법을 위반하거나 부정행위를 해도 국민들이 용서할 것이란 착각은 하지 마라.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 개혁, 경제 개혁, 사회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개혁이 임시 처방이 아닌 밑바닥부터 뜯어 고쳐지지 않고는 국민을 행복하게 안정시킬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금배지를 이용해 부정부패로 돈을 모은 국회의원들”, “애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국회의원”, “무단 방북해 실정법 위반으로 감옥에 다녀온 국회의원”, “대통령의 급사(죽음)를 바라고 6·25전쟁 때 적을 물리치고 국토를 지켜낸 장군을 민족반역자라고 욕하는 국회의원” 등 이런 사람들이 더 이상 국정을 논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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