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장남 정연씨 병역문제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 부장검사)는 30일 김대업씨가 제출한 녹음테이프들이 지난 99년부터 작년에 걸쳐 여러차례 녹음된 사실을 밝혀내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김대업씨측이 지난달 30일 `원본'이라며 제출한 녹음테이프의 본체가 소니사 제품으로, 2001년에 제작됐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제출한 녹음테이프는 99년에 녹음되는 등 시점이 각기 다르게 녹음된 사실을 확인했다.
 
김대업씨는 지난달 30일 제출한 녹음테이프에 대해 `전 국군수도통합병원 부사관 김도술(55·미국체류)씨의 진술을 보이스펜에 녹음한 뒤 99년 3~4월 당일 또는 그 다음날 곧바로 보이스펜에서 직접 옮긴 테이프'라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그러나 테이프 생산업체인 소니코리아 실무 담당자인 정모씨를 지난 17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한 결과 지난달 30일 제출한 테이프 본체가 작년에 제작된 사실을 밝혀냈으며, 김대업씨가 지난달 12일 제출한 녹음테이프는 본체 제작년도가 99년 이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현재 김대업씨 관련 테이프 여러개를 조사중”이라며 “테이프 본체 제작연도가 2001년인 것도 있고 99년 이전 것도 있어 테이프 조작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업씨는 “당초 99년 3~4월 보이스펜에서 직접 옮긴 1차 복사본 테이프 2개를 만들어 이중 1개를 지난달 12일 검찰에 제출하고 나머지 1개는 동생에게 맡겼다”며 “그러나 검찰이 처음 제출한 테이프의 성문분석이 어렵다고 해서 지난달 호주에 있던 동생을 불러 나머지 1개 테이프를 다시 6~7개 테이프에 복사한 뒤 변호인에 맡겼고 이중 1개를 지난달 30일 검찰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따라서 나중에 제출한 테이프는 최근 복사한 것이기 때문에 본체 제작년도가 2001년으로 나올 수 있다”고 덧붙인 뒤 “언론이 처음부터 1차 복사본, 2차 복사본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원본'이란 표현을 써 이런 혼란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대업씨는 지난 26일 검찰조사를 받던중 복통 증세를 호소, 강남 B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과정에서 철제 이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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