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6·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LPGA 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먼로 골프클럽(파72·6천71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브리트니 린시컴(미국)과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박인비는 파를 지켜 보기를 적어 낸 린시컴을 따돌리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인비는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메이저 왕관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33만7천500달러.

 박인비는 또 앞서 열린 세 차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했던 미국 선수들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주 열린 마이어 클래식에서 연장전 끝에 패했던 아쉬움도 깨끗이 털어내고 하반기 대반격을 예고했다.

 박인비는 작년 이 대회에서도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를 연장전에서 꺾고 우승했다.

 박인비는 이 대회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회 연속 우승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9년 만에 타이틀을 방어한 선수로 기록됐다.

 이번 우승으로 박인비는 19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한 계단 오른 2위에 자리한다.
 린시컴보다 1타 뒤진 공동 2위에서 시작한 박인비는 전반에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전반에 1타를 줄인 린시컴은 11번홀(파4)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터를 성공, 박인비와의 격차를 3타로 벌렸다.

 박인비는 1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고 반격을 시작했다. 더욱이 린시컴이 이 홀에서 어프로치샷 실수로 보기를 적어내자 격차는 1타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박인비는 14번홀(파5)에서 찾아온 동타의 기회를 놓쳐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세 번째 샷으로 홀 2m 거리에 볼을 떨어뜨렸지만 버디 퍼트를 놓쳐 파를 기록한 채 홀아웃했다.

 반면 바로 뒷조의 린시컴은 이 홀에서 그린 가장자리에서 친 어프로치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면서 가볍게 또 1타를 줄였다.

 박인비는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린시컴을 1타 차로 압박했다.

 18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 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린시컴은 2m가 안 되는 파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는 박인비의 침착함이 린시컴을 압도했다.

 박인비는 티샷을 린시컴보다 30야드 가량 덜 보내고 두 번째 샷도 그린 뒤 러프로 보내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가장자리로 보낸 린시컴은 웨지로 볼을 그린 위에 올렸지만 1.5m 남짓한 파퍼트를 놓쳐 고개를 숙였다.

 반면 박인비는 러프에서 친 웨지샷을 홀 1.2m에 보낸 뒤 실수 없이 파퍼트를 넣어 승리를 완성했다.

 박인비는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오늘은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며 “특히 작년에도 연장전에서 우승해서 그 경험이 침착하게 경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는 마지막 날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17번홀과 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는 바람에 3위(8언더파 280타)에 자리했다.

 지난주 마이어 클래식에서 우승한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은 공동 6위(5언더파 283타)에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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