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고니를 닮아 유년시절부터 뛰어난 손재주를 보인 대길(최승현 분). 짜장면을 배달하며 가끔 노름판을 기웃거리던 중 동네 잔챙이 도박꾼 광철(김인권)의 동생 미나(신세경)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어느 날 도박 빚에 허덕이는 할아버지를 구하려다 하우스 조직원을 상하게 한 그는 서울로 도망가고, 고향 선배의 도움을 받아 꼬장(이경영)이 운영하는 강남하우스에 취직하게 된다.

타고난 손재주 덕에 주목받는 ‘타짜’로 성장한 대길은 부유한 유부녀 우사장(이하늬)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강남하우스의 2인자 서실장(오정세)과 작은마담(박효주)이 우사장을 사기도박의 목표로 삼으면서 대길은 의리와 사랑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지난 2006년 개봉해 추석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타짜(감독 최동훈)’의 속편인 ‘타짜-신의 손’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9월 3일 개봉한다.

전편이 야심만만한 고니(조승우)가 도박 천하를 삼분했던 아귀·짝귀·평경장에게 도전장을 내밀거나 사사하며 벌어지는 성장과 고난, 복수 이야기였다면 8년 만의 속편인 이번 영화는 고니가 아귀를 꺾고 나서 유유히 강호에서 사라진 뒤 그의 재능을 물려받은 조카 대길이 등장하면서 출발한다.

영화는 오르락내리락하는 대길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남부럽지 않은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여자의 도움으로 부활했다가 또 위기를 맞는다. 고점과 저점을 넘나드는 플롯상의 변곡점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쫄깃쫄깃했던 긴장감은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처진다.

반면 강형철 감독 특유의 화려한 스타일은 영화 도입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배우들의 장난기, 화려한 색감, 일반 상업영화에서는 잘 쓰지 않는 앵글과 곳곳에 넘쳐나는 아이디어들이 잇달아 관객의 마음을 훔친다. 다양한 미술로 창조해 낸 강남하우스, 유령하우스, 아귀하우스의 분위기도 돋보인다.

대길에게 도박을 전수하는 유해진의 연기는 단연 손에 꼽을 만하고 청춘스타 최승현과 신세경,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 곽도원·김윤석·이경영·오정세 등이 만들어 가는 하모니도 매끄럽다.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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