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신당창당 시간표가 계파간에 내달 초순(친노)과 10월 하순(반노)으로 확연히 구분됨으로써 당의 진로가 내달 초순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측은 추석전, 더 구체적으로는 대선 D-100이자 정기국회가 본격화되는 시점(법정 회기는 9월1일 시작)인 오는 9월10일께까지는 신당 윤곽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때까지도 신당 창당의 관건인 정몽준(무소속) 의원의 합류 여부가 불분명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대적인 개보수를 통해 신장개업에 나서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23일 노 후보와 한화갑 대표간 조찬회동 후 이낙연 대변인은 `정몽준 카드'에 대한 노, 한 두사람의 의견교환 내용에 대해 “서울발 부산행 기차의 출발을 더이상 늦출 수 없으면 `개문발차'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선대위 구성을 포함해 대선준비 과정을 규정해 놨는데, 이 규정을 마냥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반노 진영은 당초 이인제 의원이 주장대로 신당 윤곽이 잡히는 시점을 빨라야 추석(9월21일)을 전후한 시점으로 상정하고, 창당 시기는 10월 하순까지 내다보고 있다.
 
반노 진영의 한 의원은 “정몽준 의원이 기성 정치권에 몸담기에 앞서 남북축구, 부산아시안게임 등 이벤트를 최대한 활용, 자신의 주가를 최대한 높이려 할 것”이라며 “따라서 신당 창당은 10월말에 가서야 완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VIP 고객'을 태우고 가기 위해선 지연발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양측의 이같은 입장과 관련, 배기선 당 기조위원장은 지난 21일 당무회의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관련 5대 의혹 규명, 신당의 원활한 추진, 정기국회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함께 `D-100까지 대선전략 수립'을 4대 과제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정몽준 의원도 내달 10일께 대선출마를 공식 발표하면서 신당 창당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후보측이 이를 계기로 `개문발차'를 시도할 때 반노 진영이 차에서 뛰어내릴지, 아니면 언제든 뛰어내릴 채비를 갖춘 채 일단은 동승하고 갈지 민주당내 친노와 반노 진영의 동거·결별 여부의 선택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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