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0개의 우물이 있어 ‘열우물’이라 불렸던 곳.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의 신덕촌이 지난 13일 오후 떠들썩한 노래와 음악,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생활문화 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벌써 5년째 열우물 마을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현장이다.

어린아이부터 80대 노인들까지 다채로운 연령대의 마을 주민들은 그간 갈고 닦은 일명 ‘뽕짝(트로트)’ 실력을 뽐내는가 하면, 진한 멸치육수에 담긴 잔치국수로 저녁을 먹고 ‘골목길’이란 밴드명을 가진 동네 청소년들의 수줍지만 솔직한 밴드음악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을 주민들이 주최·주도하는 마을축제가 가능케 한 인천자바르떼가 있었다. 예술교육과 공연을 매개로 인천 곳곳에서 문화예술 창작 체험활동을 주도해 온 지역의 문화단체이자 사회적 기업이다.

열우물 마을축제를 목전에 두고 만난 이찬영 인천자바르떼 대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커뮤니티아트’의 중심은 주민들이 그 과정과 결과를 함께하며 정을 나누는 데 있다”며 미술·풍물·민요·트로트 등 자바르떼의 문화강의로 시작된 마을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열우물 마을의 경우 주민 동아리 활동으로 공간이 따로 마련되면서 작은 문화파티, 생태적 삶 살기 등의 다른 문화 활동도 가능해졌다”며 “이처럼 오래 지속해야 하는 공동체 문화 사업은 힘은 들지만 그 효과는 일회성 행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현재도 인천자바르떼는 열우물 마을의 성공적인 커뮤니티아트를 발판삼아 삼산동·갈산동 영구임대 단지에서의 영상·미술·민요교실 등 문화예술교육을 지속하고 있다. 주택관리공단과 지역복지관의 도움으로 매년 작은 발표회를 열어 주민 장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부평구 곳곳에서 펼쳐지는 커뮤니티아트가 사회적 가치를 목표로 하는 인천자바르떼의 목적사업이라면, 인천AG를 기념해 오는 29일과 내달 2일 아시아드주경기장 야외무대에서 선보이는 ‘하나되는 아시아(Only One Asia)’는 사회적 기업인 자바르떼가 독자 생존을 위해 마련한 기획사업이다. 인천자바르떼는 음식문화축제 기간 중 펼쳐질 두 번의 공연을 통해 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을 중심으로 한 공연·체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Only One’이라는 개념에 우리의 대동놀이를 접목, AG 기간 인천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연희를 선보이고 함께 호흡하는 공연으로 꾸밀 것”이라며 “대형 스포츠 행사지만 한국의 훌륭한 문화 또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문화단체이자 사회적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천자바르떼의 고충은 사람이 재산이 되는 목적(가치)사업과 단체 유지를 위한 기획(수익)사업의 적절한 조화에 있다. 하나의 사업에 치우칠 경우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현실적 고민이다.

이 대표는 “인천에도 사회적 기업을 하는 단체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어디나 고민은 비슷할 것”이라며 “사업 공모에 있어 사회적 기업과 문화단체들이 결합해 응모할 수 있는 일정 쿼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서울자바르떼가 ‘단체의 지속가능’을 목적에 두고 사회적 기업에서 협동조합으로 그 모습을 바꾼 만큼, 인천자바르떼 또한 향후 2~3년간은 조합원들이 일상적인 부분을 분담하는 협동조합적 활동에 매진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도전과 변화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 드린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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