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로 사는 즐거움

   
 

저자 폴 베델. 갈라파고스 출판. 316쪽. 1만3천500원.

노동시간 OECD 2위, 하지만 행복지수는 최저를 달리는 한국사회. 많은 이들이 일 때문에 시간에 쫓겨 종종걸음을 치고, 일할 때 휴가를 생각하고 휴가 기간에 일할 것에 대해 생각한다. 어쩌면 시간과 돈에 쫓겨 살아가는 현대인의 전형은 한국인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현상을 ‘발전’이라고 부르는 현대사회를 보며 농부 폴 베델은 말한다.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퇴보’일 수 있다고.

시간과 돈에 쫓겨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전하는 소박한 삶에 대한 찬사 「농부로 사는 즐거움」이 출간됐다. 푸른 바다와 농지가 펼쳐진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조상의 방식대로 농사를 짓는 행복한 농부, 폴 베델이 전하는 삶의 지혜를 담은 책이다.

폴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씨앗을 밭에 뿌리고, 소들에게는 들판의 풀을 먹여 두 손으로 젖을 짜고, 직접 만든 버터를 빵에 발라 먹으며, 자신만 아는 낚시터에서 소소하게 가재와 물고기를 낚는다.

그는 소박한 삶의 아름다움과 두 손으로 일구는 노동이 주는 기쁨,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자유의 즐거움에 대해 위트와 유머를 섞어 경쾌하게 이야기한다.

특히 폴에게 있어 ‘부’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의 문제다. 필요한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쉬고, 필요한 만큼만 가진다. 자신이 하고 싶을 때 일하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배가 고프면 먹는 자유야말로 ‘부’라고 말한다.

자유롭게 살아 행복한 농부 폴 베델, 어떤 사람들은 그를 보며 발전을 따르지 않는 구닥다리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폴이 살아온 농부로서의 삶이 책과 다큐멘터리로 소개된 후, 그의 작고 소박한 집은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덕에 문턱이 닳을 지경이다.

아울러 폴은 소박한 농부의 삶에서 얻은 지혜와 혜안으로 현대 문명을 깊게 통찰한다. 현대인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유전자 조작, 핵 발전소, 대량생산과 기계화 같은 것들이 정말로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아 행복하고 돈에 얽매이지 않아 행복했다는 폴의 이야기는 바쁘고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행복한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부모의 말이 바뀌면 자녀의 인생이 바뀐다.

   
 

저자 원기범. 바이펍 출판. 312쪽. 1만5천 원.
20년간 극동방송과 경인방송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해 온 저자의 자녀 대화 지침서. 그간 쌓아 온 방송 경력뿐만 아니라 스피치·보이스 트레이닝과 관련된 왕성한 강의, 신앙생활 속에서 말의 중요성을 몸소 느껴 왔던 저자는 아이의 인생을 위해 부모가 어떤 자세와 방식으로 아이와 소통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1장 ‘부모의 말이 바뀌면 자녀의 인생이 바뀐다’에서는 일상적인 사례를 들어 부모의 잘못된 언어 습관이 아이의 일상 생활에서 미래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짚어내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자녀와의 올바른 대화가 가능할지에 대해 살펴본다.

제2장 ‘크리스천의 언어생활’에서는 가정 내에서 ‘부모와 자식’ 간 관계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관계가 바로 ‘부모’ 간 관계라는 데 집중, 상명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구현정 교수와 함께 가정 내 올바른 언어생활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인생의 맛

   
 

저자 앙투안 콩파뇽. 책세상. 192쪽. 1만3천 원.

프랑스의 지성이자 석학인 앙투안 콩파뇽이 ‘프랑스 정신의 아버지’ 미셸 드 몽테뉴의 「수상록」을 40개의 키워드로 풀어 이야기한 책. 2012년 프랑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는 라디오방송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을 묶은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수상록」의 탄생 배경을 시작으로 몽테뉴가 겨냥한 독자층, 인생의 벗 라보에티와의 다시없을 우정, 생을 대하는 시선, 죽음에 대한 태도 등 「수상록」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들을 고루 살펴본다.

여기에 「수상록」과 몽테뉴의 삶을 단순히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짧지만 행간이 깊은 자신만의 해설도 덧붙였다.

이를 통해 그는 우리가 우리 존재를 에워싼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지, 삶의 균형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누구든 맞이하고 말 죽음이라는 목적지까지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머릿속에서나마 어렴풋하게 그림을 그리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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