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직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지난주 우리 인천의 가을 하늘 아래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 전체인 45개국 1만4천500명의 선수단이 45억 아시아 인구를 대표해 육상·사격·레슬링 등 올림픽 종목 28개와 우슈·공수도·세팍타크로 등 비올림픽 종목 8개 등 36개 종목에서 10월 4일까지 16일 동안 열전을 벌일 예정이다.

개회식에서 김영수 조직위원장은 연설 중 “우리는 이제 이곳에서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모든 차별과 편견, 억압과 갈등을 없애고, 서로 이해하고 상생하는 아시아를 만들기 위해 화합과 평화의 대제전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성화를 밝히려 한다.

우리는 이번 대회가 일부 국가들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즐기고 공감하는 환호의 마당이 되도록 준비했다.

그리하여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란 대회의 슬로건처럼 각기 독특한 개성을 가진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소통과 화합을 통해 이곳 인천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또 모두가 오래전부터 꿈꿔 온 평화로운 미래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전세계를 향해 당당하게 선포했다.

필자는 이 부분 연설에 가슴속 진한 감동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너무 멀고도 험한 길이 될 것 같아 걱정도 앞선다. 이는 우리나라가 인종차별이 아주 심한 국가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최근 스웨덴의 두 경제학자가 경제 발전과 인종차별 관계를 연구하면서 인종차별의식을 수치화한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를 실시, 경제 발전과 인종차별은 큰 상관관계가 없지만 국가별 차별지수에서는 흥미로운 시사점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전반적으로 영국·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앵글로족 국가와 라틴아메리카 국가, 북유럽들의 인종차별지수가 낮은 반면 인도·요르단·홍콩의 인종차별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시아는 전반적으로 인종차별지수가 높았는데,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전통적으로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던 국가들의 인종차별이 심했고, 중국·키르기스스탄도 마찬가지 패턴을 나타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인종차별이 심한 국가 중 특이한 사례(Outlier)로 보고됐다. 소득수준과 교육수준이 높고 평화로우며 단일민족인 국가의 경우 보편적으로 인종차별지수가 낮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반대로 이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국가적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또한 최근 동남아 이민자의 유입으로 인한 사회문제, 일본과의 뿌리깊은 대치관계가 원인일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 우리나라가 백인과 흑인의 차별, 선진국 국민과 후진국 국민의 차별 등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것은 여러 사례를 통해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많이 획득하는 것도 좋지만, 대회 주제가인 ‘온리 원(Only One)’의 의미를 되새겨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 튼튼히 뿌리 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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