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날이 갈수록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초원을 누비며 집단폭력과 왕따로 인한 학교폭력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청소년들의 성문란행위를 비롯해 살인·강도·강간 등으로 인한 청소년 범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지 기성세대인 부모들이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아이들에게는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존재가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존재 전체를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통해 남자의 세계를 배우고, 어머니를 통해 여자의 세계를 배우고, 부모의 부부관계를 보면서 사회를 배운다고 한다.

가정교육은 집안의 경제적 형편과는 관계가 없다고 본다. 가족 사이에 사랑과 인격적인 관계가 얼마나 형성돼 있느냐, 또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 여부가 가정교육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대다수가 부모와 자식 간에 대화와 이해가 단절되고, 울고 웃고 어울리면서 핏줄의 정을 확인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가족의 고민을 함께 걱정하는 배려가 사라지고, 사랑이란 토양 위에 이뤄지는 가정 내의 인격적 결함이 무너져 가는 사회가 돼 가고 있는 듯하다.

TV나 신문에 청소년 범죄행위로 성문란행위나 강도·강간·폭력 사건이 보도되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우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고작 한다는 말은 “요새 애들은 큰 문제야” 또는 “버릇이 없어 큰일이야”라는 말로 그냥 넘어간다.

 물론 남의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도 청소년 당시 어른들에게 똑같은 말을 들었다.

어느 시대이건 청소년들은 버릇이 없고 문제가 많고 큰 사고를 낼 것만 같은 존재들로 생각했지만 내 자식 문제가 아니라 관심을 갖지 않다 보니 청소년 비행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

범죄 예방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앞으로 청소년들이 흉폭해지고 도덕이 깨지면 사회가 타락하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영상매체의 발달과 통신망의 발달로 음란폭력물이 범람해 생기는 모방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자식에 대한 부모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선과 악이 뒤엉킨 사회 속에서 부모는 변하지 않고 자식을 변화시키려고 부모의 입장과 논리만 강조하는 가정교육이 아니라, 폭력외설물과 같은 것을 못 보게 하려면 먼저 어른이 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자식들에게 보지 말라고 교육하면서 자신은 음란퇴폐물에 빠져드는 두 얼굴로 하는 가정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

학교교육이 제도상의 허점 없이 잘 가르치고 있다 하더라도 밑바탕이 되는 가정교육이 안 돼 있다면 이는 모래 위에 세워 놓은 누각 꼴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교육은 법적·제도적으로 기틀이 서 있고 보장돼 있으므로 그때그때 과정을 밟고 관문을 통과하면 성공적으로 결실을 볼 수 있지만 가정교육은 다르다.

 학교교육은 스승의 소관이지만 가정교육은 부모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 중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중요한 교육을 우리는 가정교육이라고 하는 것이다.

부모들이 자기 욕구를 채우기 위해 부모답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면 대개 그것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부부싸움을 자주 하는 가정의 아이에게 “너희 부모들이 부부싸움을 자주 하는 것을 보고 너는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이 아이는 “지옥 같은 집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대답을 할 것이다.

인생은 무상한 것이다. 무엇이 올바른 인생관인지 부모세대는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부모세대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 현재 여건과 교육풍토라면 자식들이 서야 할 곳은 불 보듯 훤한 것 아니겠는가.

아이들이 잘못돼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전에 부모세대가 자식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나 먼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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