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제훈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통일과 아시아공동체-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최를 기념하며’라는 주제로 인천 그랜드 하얏트에서 개최된 제6회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이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포럼은 ㈔아시아경제공동체재단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및 비즈니스워치가 공동 주최하고, 인천대학교 동북아발전연구원을 비롯한 국내외 14개 기관이 공동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며 외교부, 한국관광공사 및 국제교류재단 등이 후원함으로써 국내외 다양한 기관이 상호 협력하는 시스템이 정착한 회의가 됐다.

금년에는 총 16개의 세션에서 6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총 10여 개국에서 300여 명이 공식 참가했다.

금번 포럼은 통일과 아시아 지역 통합과의 관계를 깊이 조명했다.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세계적 투자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북한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급속히 변하고 있으며 통일도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통일대박론의 원조이기도 한 그는 통일에 대비해야 하며, 북한 및 통일 관련 분야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 특히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며 중국 경제가 상당 기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중국의 농업이나 농촌 개발 관련 분야에의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두 번째 기조연설을 한 박세일 한선재단 명예이사장은 통일이 동아시아공동체 결성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이 패권 경쟁에 나서지 않고 소프트 랜딩을 하기 위해서도 한반도의 통일이 이뤄져야 함을 지적했다.

아시아경기대회와 아시아공동체라는 주제 하에 열린 총회 1에서 발표자들은 아시아경기대회가 아시아공동체 결성에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하며, 경기 개최의 효율성 증진을 통해 개최 비용의 축소와 개도국 개최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만찬 기조연설을 한 컬럼비아대의 페리 멀링 교수는 새로운 세계금융 시스템을 전망하면서 중국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선진 6개국 중앙은행에 의한 새로운 시스템이 당분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개최된 총회 3에서 가톨릭대 최영종 교수는 향후 동북아 안보협력 체제 구축에서는 과감히 미국의 배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우방인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했다.

포럼은 3일간의 토론을 정리하며 2014년 인천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선언은 다음과 같은 3개 항의 실천강령을 채택했다.

첫째, 글로벌 금융위기와 아시아 역내의 다양한 분쟁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역내 정치지도자들의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특히 한·중·일 삼국의 지도자가 시급히 만나 위기와 갈등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둘째, 북한 문제는 동북아의 지역 통합과 공동체 결성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하며 한반도 통일과 역내의 지역 공동체 결성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셋째, 아시아공동체 결성의 장애 요인은 국가와 시장 및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주체들 간 상호 협력을 통해 극복될 수 있으며, 특히 아시아경기대회 같은 문화·스포츠 분야의 협력을 본받아 여타 분야의 역내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

이번 포럼에서 특이한 점은 우선 11월 초께 열리던 포럼이 9월 아시아경기대회 개최에 맞춰 앞당겨 열렸다는 점이다. 그간 주로 경제·정치·안보에 비중을 뒀던 데 비해 금번에 스포츠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통일과 지역 통합을 동시에 다룸으로써 양자의 긴밀한 관계를 깊이 조명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개회식 기조연설과 총회 3 발표 외에도 북한 관련 분과 세션이 모두 3개나 조직돼 통일 및 북한 관련 논문, 연설이 13개나 발표됐다.

포럼 전체를 통틀어 금년에는 특히 젊은 대학생 및 대학원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18일에는 미국 신경제사고연구소(INET)의 차세대 학자 이니셔티브(YSI) 워크숍 프로그램의 하나로 서울대와 연세대 경제학과 대학원생들의 8개 논문이 발표됐으며, 국내외에서 참여한 3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대 이근 교수와 런던대 마이클 그러브 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20일 개최된 대학생들의 모의아시아연합총회에서는 국문과 영문 각 8개 팀이 결선 경쟁을 벌여 상위 3개 팀이 각각 외교부 장관상, 일본 원아시아재단상 및 아시아경제공동체재단상을 수상했다.

통일과 아시아공동체는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 준비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젊은 차세대 학생들의 참여와 열정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포럼 사무총장으로서 이번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이 대장정의 주요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자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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