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가 최근 사무관급 21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단행했으나 인사대상인 구 본청 사무관 대부분이 인사에 불만을 품고 발령장 수령을 집단으로 거부해 공직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더욱이 공직에 몸담고 있는 공무원들의 인사는 한 개인의 명예는 물론, 가문의 영광으로까지 비유돼온 것이 오늘날 공직사회의 전통이다.
 
그러나 최근에 단행된 인천시 남구의 인사는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 사무관급이면 조선시대와 비교할 경우 첫 벼슬에 오른 관직으로 비교된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인사에서 8명 중 6명의 공무원들이 발령장 수령을 집단으로 거부한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기업도 아닌 공직사회에서 사무관급 6명이 집단으로 발령장 수령을 거부한 것은 인천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될 것이다.

인사에는 기준과 원칙, 관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 남구청의 사무관급에 대한 인사에는 이같은 게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남구청은 이번 인사에서 동장을 거치지 않은 과장과 현 부서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구청 과장들을 일선 동에 배치하고 젊은 동장들을 구청 과장으로 전보, 구정쇄신을 목적으로 이같은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기존 과장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다. 구청이 구정쇄신을 목적으로 이같은 인사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무리 쇄신도 좋고 개혁도 좋지만 발령장 하나로 자리를 옮기는 공직자들이 아닌가. 이들이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할 때 주민들의 삶의 질도 좋아진다. 그렇지 않고 사기가 저하된 공무원들에게서 그 어떤 희생과 봉사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이 시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면 사무관 6명이 집단으로 발령장을 거부했다는 점이다.

명령과 지시로 일관되는 공직사회가 언제부터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명령과 위계질서가 생명인 공직사회가 인사에 불만을 품고 발령장을 집단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사과정에서 잘잘못을 가리자는 것은 아니다. 사정이 아무리 그렇더라도 발령장을 거부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은 행동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인사는 만사다. 본인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이 이를 수긍했을때 인사는 제대로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청측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공무원들의 사기진작에 심혈을 기울이기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