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출품작으로 눈길을 모은 한국형 좀비영화 ‘좀비스쿨’이 25일 극장가에 걸렸다.

학교를 초토화시킨 잔혹한 좀비 무리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들의 목숨을 건 마지막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김석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백서빈·하은설이 주연으로 호흡을 맞췄다.

문제아들이 모여 있는 곳, 칠성학교. 외딴섬에 있는 이 학교에 새로운 학생들이 끌려온다. 국회의원 딸 혜나(하은설 분), 패싸움만 벌이던 정식(백서빈), 경찰에 걸린 철기(배민수)다.

학교라는 이름에 갇힌 아이들의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날, 기괴하고 스산한 분위기가 그곳을 휘감기 시작한다.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이 아닌 정체불명의 존재로 변해 서로를 참혹하게 물어뜯는 선생들이 학교를 순식간에 장악하고, 영문도 모른 채 극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은 생존을 위해 절대로 죽지 않는 좀비 무리들에게 필사적으로 맞선다. 결국 벗어날 수 없는 공포로 뒤덮인 학교는 좀비와 사람 간의 생존싸움으로 치닫는다.

‘어느 날 갑자기 좀비가 나타난다면 과연 어떨까’라는 무시무시한 상상을 스크린에 담아낸 영화는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시도되지 않은 ‘좀비’라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좀비스쿨’은 좀비영화의 효시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 완성한 좀비 캐릭터, 즉 어기적거리며 사람의 인육을 먹고 좀비에 물리면 똑같이 좀비가 된다는 특징을 고스란히 따랐다.

하지만 좀비의 발생과 관련해서는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돼지들이 생매장 당하면서 생긴 분노가 사람들에게 전달, 감염되면서 좀비가 발생했다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내세웠다.

무엇보다 영화는 B급 좀비영화의 감수성으로 무장하고 있는데 분명 공포의 설정임에도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를 여러 곳에 갖추고 있다. 피가 튀는 고어액션도 도드라지는 특징 중 하나다.

‘왜 하필 좀비영화였냐’는 질문에 김석정 감독은 “딱히 구체적인 이유는 없다. 그저 좀비라는 존재가 인간을 가장 잘 대변해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꼭 세상에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택했던 것뿐이다”라고 답했다.

87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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