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경제학
저자 박병률. 앤원북스 출판. 380쪽. 1만6천 원.

경제 공부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늘 어려운 경제용어들이 문제다. 이해되지 않는 경제기사를 억지로 읽다 보면 알고 있던 경제지식까지 헷갈리기 일쑤다.

새 책 「영화 속 경제학」은 이렇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제학 용어들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화’라는 코드를 끌어들였다. 경제학의 원리가 끊임없이 크거나 작게 일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인물과 상황도 이를 피해갈 수 없다. 영화를 보면서 무릎을 치며 공감한 장면의 이면에는 경제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비포 선셋’에서 ‘현상유지효과’를, ‘위대한 개츠비’에서 ‘폰즈사기’를, ‘변호인’에서 ‘체리피커’를, ‘노예 12년’에서 ‘호손효과’를 읽어낸다. 대부분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리고 일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시사경제용어들이다.

무엇보다 영화 속에 숨겨진 경제학 코드를 개인·기업·국가·금융의 큰 틀에서 해석하고 설명하기 때문에 경제학 용어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도 어렵지 않게 개별 경제용어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먼저 1부 ‘개인 이야기’에서는 경제의 주체인 개인과 관련된 시사용어들을 모았다. 행동경제학을 중심으로 결코 합리적이지 않은 개인에 대해 다룬다.

2부 ‘기업 이야기’에서는 경제의 또 다른 주체인 기업에 대한 시사용어들이다. ‘승자의 저주’, ‘플랜B’, ‘죄수의 딜레마’ 등 영화 속에서 경제 개념을 찾아냈다.

3부 ‘국가 이야기’에는 경제 전반을 관리하는 정부와 관련된 시사용어가 담겼다. 완벽한 경제를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정부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마지막 4부 ‘금융 이야기’는 경제의 동맥, 금융과 관련된 시사용어다. 언제 투자를 해야 할지, 언제 수익을 회수해야 할지에 대한 어려운 판단을 금융권은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영화를 통해 살펴본다.

이처럼 경제학 용어와 영화를 재미있게 버무린 책은 풍부한 사례를 들어 국내외 경제계 상황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도 큰 특징을 갖는다.

경제를 알고 싶어 하면서도 어려운 경제용어가 부담스러워 되레 경제기사를 멀리하는 독자들이 안타까웠다는 저자는 “단언컨대 경제용어를 이해하는 순간 경제기사의 80%는 이해된다”고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자 김윤영. 북콤마 출판. 272쪽. 1만4천 원.
2014년 2월 26일 서울 송파구 한 단독주택의 반지하 집에서 세 모녀가 떠났다. 침대 머리맡에는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종이상자 안에서 웅크린 채 숨져 있었고, 70만 원이 담긴 흰색 봉투에는 ‘주인 아주머니께…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은 한국 국민에게 상처를 남기고 떠나갔다. 정부는 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같은 정부의 주장에 대한 반론과 복지제도 수급자들이 느끼는 수치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사기극과 야당 개정안의 한계를 반박하고 더불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기초생활보장제도 현실화를 위해 싸운 이들의 사례, 수급 가정에서 자랐거나 현재 수급자인 20대 청년들의 인터뷰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저자 김경주. 난다 출판. 234쪽. 1만2천 원.
시인으로 활동해 온 김경주가 처음으로 쓴 희곡으로, 어법에 있어 특유의 문체가 살아있는 ‘시극’의 형태를 띤다.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희곡은 18쪽 분량으로 짧지만 작가의 매력과 신비스러움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먼 미래,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 인류는 인간과 늑대가 공존한 공간에 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자해공갈단 우두머리로 몸과 새끼를 팔아 삶을 연명하고 있는 엄마, 두 팔 없는 아들 늑대 이야기이다.

결핍과 가난, 소수, 소외층을 상징하는 사람들, 늑대인지 사람인지 모호한 주인공들은 사람과 짐승의 경계에서 ‘불구’인 ‘병신’으로 살아간다. 결국 작가는 존재와 삶의 근본적인 ‘부조리’에 대해 말하며 부조리, 소통 불가, 혼란 등 우리 삶에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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