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로맨틱코미디의 시초인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24년 만에 리메이크 작으로 관객 앞에 섰다.

오는 8일 개봉하는 영화는 고(故) 최진실과 박중훈이 주연을 맡았던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신혼부부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결혼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되묻는 작품이다.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대한민국 보통 커플, 영민(조정석 분)과 미영(신민아).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사소한 오해와 마찰들이 생기며 ‘결혼의 꿈’은 하나둘씩 깨지기 시작한다.

둘은 옛사랑과의 조우에 가슴이 두근대는가 하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배우자에 실망하고 “(이혼)못할 게 뭐가 있어”하는 독한 말도 서슴없이 내뱉는다.

질투에 휩싸인 영민이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 미영의 머리를 괜스레 그릇에 박아버리거나 영민이 야밤에 호기롭게 친구들을 신혼집에 몰고 오는 장면 등은 원작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새 영화는 결혼관과 남녀 지위 등이 크게 달라진 세태를 반영해 다양한 부분을 손봤다. 원작에서 출판사 직원과 전업주부였던 영민과 아내 미영은 각각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9급 공무원과 미술학원 강사로 직업이 바뀌었다. 영민의 캐릭터는 원작보다 철없음을 더했고 미영은 좀 더 독립적인 여성의 느낌이다.

특별하게 극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영화는 집들이, 잔소리, 음란마귀, 첫사랑, 사랑해 미영 등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에피소드들을 하나의 모자이크처럼 엮었다. 무엇보다 평범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배우 조정석의 힘이다. 어깨와 눈빛에 힘을 잔뜩 주는 연기보다 훨씬 어렵다는 일상적인 연기가 제 옷처럼 어울린다.

메가폰을 잡은 임찬상 감독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리메이크할 기회가 온 데 대해 정말 반가우면서도 원작의 개성이 강한 만큼 부담스러웠다”며 “공감을 주면서도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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