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인천이 위기를 맞고 있다.

내 생각이 아니다. 국내 모든 언론매체, 전문가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하는 말이다.

인천이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나면 암울한 미래를 만날 것이란 비판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13조 원에 가까운 부채를 갚을 묘책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883년 제물포항이 개항된 이후 금융·유통·행정의 중심지로 성장한 인천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개탄스럽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인천 경제를 굳건히 지탱했던 제조업의 몰락이 재정난을 키운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인천에서는 866개의 제조업체가 새로 둥지를 튼 반면 1천38개 업체가 떠났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인천에 옛날부터 자리잡고 있던 대기업 제조업체들도 타 도시로 이전한 것을 볼 수 있다.

한국화약은 충북 보은으로,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광주광역시로, 그리고 동양제철화학(OCI)은 전북 군산으로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부평 경제의 상징인 한국지엠의 이전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걱정된다. 제조업의 위기는 인천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재정난에 발목이 잡힌 인천시로서는 지역의 대기업 이전으로 인한 제조업의 몰락은 정말 지역경제에 치명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최근 SK인천석유화학의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 문제를 놓고 지역주민들과 SK인천석유화학 측이 첨예한 대립 속에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인천의 향토기업으로 지역경제의 버팀목이자 든든한 지원군이던 SK인천석유화학이 애물단지 취급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서구청으로부터 정상적으로 허가를 득하고 수조 원의 예산을 들여 증설하는 것이라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인근 주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에 대해서는 SK인천석유화학도 따갑게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법률 검토 후 준공처리된 공장의 문을 닫고 인천을 떠나라고 하는 주민들의 주장이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는 옳은 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갈등을 보듬고 다독거리는 적극적인 중재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갈등이 쉽게 조정되지 않고 서로가 옳다는 방향대로 극한으로 몰고 가는 형국을 보여 주고 있었다.

SK인천석유화학 문제도 그렇다. 절충과 타협이 없어 보인다. 중지를 모으고 주민과 기업의 갈등을 풀어 줘야 할 인천시와 서구청 그리고 지역 정치권은 주민들의 눈치만 보고 있지 않은가.

특히 정치권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거시적 관점에서 일자리 창출, 세수 증대에는 관심없이 오직 표밭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지금 인천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참 어렵다.

이혼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다. 또 수능 꼴찌라는 불명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실업률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성별·연령별에서도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가계소득은 최하위권이다.

어디서 위로를 받아야 할지 답답하다. 대부분 경제적 빈곤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항상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선거 때만 되면 강조한다.

지금 그 약속을 서둘러 행동에 옮겨야 하는 곳이 바로 SK인천석유화학의 갈등 문제라고 본다.

이제 인천시와 정치권은 40여 년을 인천과 함께 성장해 온 기업이 주장하는 당위성에도 귀 기울여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지금보다 풍요로운 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해야 하고, 제조업을 지키고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 내야 우리가 잘살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대규모 개발사업에 묶여 재정난에 허덕이는 인천시로서 기댈 건 늘 곁에서 그동안 협조해 준 지역 기업들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SK인천석유화학이 주민과 상생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인다면 기회를 줘야 한다. 기업 유치와 성장에 사활을 걸어야 인천에 다시 희망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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