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농구 대표팀이 9년만에 국제무대에서 마주치게 됐다.
 
한국은 30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열린 2002부산아시안게임 농구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맏형' 문경은(26점)의 소나기 3점포에 힘입어 일본을 79-62로 격파하고 2연승, 조 1위로 8강 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어 열린 C조 예선 최종전에서 북한은 필리핀에 63-89로 패하면서 조 2위(1승1패)로 8강 리그에 합류, 아쉽게도 남북 동반 승리는 무산됐으나 B조 수위인 한국과 개천절인 10월3일 오후 3시 남북 대결을 펼치게 됐다.
 
남북한 성인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맞대결하는 것은 지난 93년 상하이동아시아 경기대회 이후 9년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는 허재 등을 앞세운 한국이 리명훈이 버틴 북한을 77-68로 물리쳤으며 통산 전적에서도 한국은 북한과의 5차례 대결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한 수위의 실력을 입증했다.
 
한국과 북한은 카자흐스탄, 홍콩과 8강 리그 2조에 포함됐다.
 
이날 일본 격파의 주역은 문경은이었다.
 
문경은은 승부처였던 3쿼터에서 야투와 자유투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3점슛 3개와 함께 12점을 폭발했고 4쿼터에서도 2개의 3점포를 작렬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은 초반 일본의 빠른 스피드와 거친 수비에 휘말려 초반부터 힘든 경기를 했다.
 
여기에 심판의 애매한 판정까지 겹쳐 더블포스트인 서장훈(13점)과 김주성(4점)이 2쿼터에 이미 반칙 4개로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35-37로 끌려갔다.

이때까지 리바운드 숫자에서도 14-24로 크게 뒤져 제공권을 완전히 내줬다.
 
그러나 3쿼터 들어 한국은 중국에 대비해 준비해온 속공 플레이가 살아나고 문경은의 3점포가 전방위에서 터지면서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3쿼터 2분여가 지날 무렵 한국은 전희철과 문경은이 연속해서 속공을 성공한데 이어 문경은의 통렬한 3점포가 림을 갈라 순식간에 42-37로 역전했다.
 
이후 한국은 약 3분여 간 문경은의 3점슛 2개와 골밑슛을 포함, 14득점, 4실점으로 3쿼 56-41까지 달아났으나 잠시 방심한 사이 와타나베(13점) 등에게 10점을 연속 허용, 다시 56-51까지 쫓긴 채 4쿼터에 들어섰다.
 
마지막 위기였지만 문경은의 3점포가 또 한번 터졌고 서장훈이 자유투와 골밑슛으로 3점을 보태 62-51로 달아난 한국은 종료 4분36초 전 71-55까지 점수차를 벌려 승부를 갈랐다.
 
반면 북한은 박천종(20점)이 분전했으나 최장신 센터 리명훈(9점·13리바운드)이 체력의 한계에 부딪힌데다 단순한 공격 루트와 전술 부족을 드러내며 강호 필리핀에 줄곧 끌려다닌 끝에 맥없이 무너졌다.

 
◇30일 전적
 
△조별 예선
 
▶D조
 
카자흐스탄(1승1패) 86(32-19 18-24 22-12 14-20)75 대만(1승1패)
 
▶B조
 
한국(2승) 79(20-23 15-14 21-14 23-11)62 일본(1승1패)
 
▶C조
 
필리핀(2승) 89(19-15 30-16 13-15 27-17)북한(1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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