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과 교수

 간호과 입시경쟁률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학생은 줄고 있는데 간호과 입시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생스러워도 졸업하면 취업이 확실하다는 장점 때문인 듯하다.

예전에는 여성들만의 직업으로 인식됐는데 점차 남학생도 간호를 전공하는 수가 증가하고 있다. 요즘 같이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요원한 시대에 매력적인 전공이 아닐 수 없다.

간호대학을 다니면서 학생들은 다른 과 학생들에 비해 너무 바쁘다. 이수해야 하는 이론 학점도 학점이지만 졸업할 때까지 1천 시간 이상의 실습을 해야 한다. 이론수업 듣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많은 게 아닌데 실습을 이렇게 많이 해야 하니 참으로 바쁘게 사는 간호대학생들이다.

 이렇게 바쁘게 사는 학생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잘 견딜 것 같은데 어렵게 병원에 취업하고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학생들이 있다. 취업 후 6개월 이내 이직은 노동 부담이 큼으로써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간호사 이직을 줄이기 위해 병원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신규 교육, 1:1 교육 등 업무 기술을 높이려는 시도는 당연한 것이고 외동으로 성장한 졸업생들이 많아 특별히 상사들이 관심을 더 기울이는 등 병원에 입사한 신규 간호사를 가급적 이직시키지 않으려고 병원 관계자 및 임원들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이직을 줄이려는 노력은 학교도 마찬가지다.

졸업을 하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현장에 투입돼 경험하게 되는 당황, 충격을 감소시키고자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취업 준비 프로그램과 적응 프로그램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적응자는 나오게 마련이고, 이직자는 발생하게 돼 있다.

다만 이런 부적응자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직자를 줄이는 것이 병원에서도, 학교에서도 희망하는 목표가 된다.

지난해 일본의 병원을 견학했을 때 취업 이후 간호사의 1년 내 이직률을 질문한 적이 있었다. 일본 전체 병원에서 평균 12%를 기록했으며 그 이상일 때에는 병원 간호사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평균수명이 5살 정도 더 많으며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25%를 넘어가고 있다. 현재 노인인구가 많아지면서 노동인구가 줄어 간호사 구인에 곤란함을 겪고 있다.

 이직률이 낮은 데에는 적응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환자 간호를 하는 데 적정 수준의 간호사 확보가 돼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간호사를 구하기 어려워서 혹은 가장 줄이기 수월한 직종이어서 간호사 수를 줄일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가는 것이며, 간호사는 적은 인원에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견디지 못해 이직하게 된다.

물론 책임감이 적은 경우,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 집에서 직장을 다니지 않고 객지에서 직장을 다니기 시작해 안정감이 결여돼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취업하고 초기에 사직을 하게 된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사직하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잘 교육시키고 근무환경을 개선시키며 오랜 시간을 근무할 수 있는 간호사를 많이 키위 내기 위해 개선해야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 이직을 꾸준히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간호사 이직률이 높다고 생각되는 병원에서는 신규로 모자라는 간호사를 채우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채용한 간호사를 잘 적응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노동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도울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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