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국성 변호사

20여 명의 중국 톈진(天津)시 변호사들이 인천변호사회를 방문해 하루 종일 세미나를 했다. 중국에서 가장 최근에 개정된 회사법 내용과 한국 회사법의 비교, 중국과 한국에서의 변호사 징계제도와 윤리 등에 대해 양국의 변호사들이 진지한 토의를 했다.

과거 신라나 백제의 지식인들이 당나라 지식인들과 학문적 교류를 하면서 중국의 문물과 문화를 받아들였을 것이고, 조선시대의 많은 지식인들도 중국을 왕래하면서 지식과 사상의 교류를 했을 것이다.

현대에 들어 수많은 지식인들이 미국과 일본 등을 왕래하면서 선진 문명을 받아들여 오늘날의 발달된 대한민국을 건설한 것이리라.

중국 변호사들과 만남과 토론을 하면서 다시 한번 학문의 자유, 사상의 표현,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실감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서양 철학서 중 1859년 세상에 출간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라는 책이 있다. 밀은 19세기 절대 권력이 지식인들의 자유로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시대적 상황에서도 일반인들은 생각하기 힘든 자유에 대해 연구했다.

이 책에서 밀은 자유에 대한 개괄적인 논의, 생각과 토론의 자유, 행복한 인생에서의 개별성의 가치, 사회의 개인 자유에 대한 간섭의 한계, 자유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치밀하게 연구하고 있다.

특히 당대의 지식인들이 왕권과 같은 절대 권력의 억압으로 인해 감히 주장하지 못한 다수 언론의 폭력성, 절대 권력에 의한 개인의 자유의 침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개인이 갖는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의 자유의 개별적 가치, 다수 언론이 갖고 있는 맹목적성과 폭력성에 맞서서 소수 언론의 존엄성을 힘차게 주장하면서 절대 언론, 절대 다수의 여론에 맞서서 「자유론」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현재 사이버 망명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서 국내 사이버 이용자가 독일 등 해외 사이버로 옮겨가서 대화를 해야 한다든가,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을 출품받은 어느 도시의 미술축제가 결국 엉망이 됐다든가, 정치지도자의 7시간 행적에 대해 명예훼손의 기사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해외 언론인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든가 하는 문제는 결국 권력과 개인의 사상과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문제이다.

사이버 망명, 미술축제 사건 등이 다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권력을 갖고 있는 집단이나 특정인에 대해 한 개인의 생각이나 사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권력의 의지가 그 사회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사회의 불행했던 시절이었던 1987년 6월 국민혁명 이전에 학생과 지식인들에게 절대 권력이 금지한 것도 권력에 복종하기를 거부한 사상과 언론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였다.

권력에 복종해 생각하고 관념하고 표현을 해야 한다면 개인 가치의 소중함과 존엄성을 상실할 것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비롯한 천부적 인권의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치 권력자나 특정 권력 집단에 대해 시민의 자유로운 생각과 사상의 자유는 가능한 한 최대로 보장돼야 하고, 명백하고 입증되는 위험성이 존재하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도 최대한 보호돼야 할 것이다.

5년마다 정치 권력이 교체되도록 돼 있는 헌법에 비춰 봐도, 특정 정치 권력이 매번 정하는 기준에 따라 시민의 자유가 달라진다고 하면 얼마나 불합리한가를 생각해 보면 정치 권력으로 개인의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자 하는 시도는 마땅히 재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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