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라 기대도 되지만 부담감도 많습니다. 금빛 화살로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양궁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이명구(47·광주시청)가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군대를 제대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아파트 5층에서 텔레비전 안테나를 설치하다가 추락한 그는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입었다.

그는 병원과 복지관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직업전문학교를 마치고 컴퓨터그래픽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갑자기 장애를 겪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딱 10년, 그리고 몇 년 후인 2004년 복지관에서 체력 단련을 하던 중에 양궁을 먼저 시작한 선배들의 권유로 양궁과 인연을 맺었다.

이명구는 “성격이 차분한 편이라 양궁과 잘 맞았던 것 같다”며 “그때 특별히 안정적인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생활체육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양궁은 이제 삶의 전부이자, 삶을 움직이는 중심이 됐다”는 그는 “양궁을 더 빨리 시작했다면 더 많은 걸 이룰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울 때가 많았다. 양궁은 나이 제한이 없으니 체력이 될 때까지 평생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구는 “양궁과 같이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경기가 생각보다 많다.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애인이니까 못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눈초리가 굉장히 두렵지만, 장애인은 단지 휠체어를 탔을 뿐 다를 것이 없다”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려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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