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내용대로 대외적으로는 회장이 수협을 대표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세가족이 각기 딴 살림을 살기 때문에 회장 마음대로 위로금을 올릴 수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문제는 지도사업비소관의 피해어업인 위로금은 신용사업부문에서 70%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 액수가 많든 적든 회장 임의로 올리겠다고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에서 정회까지 하면서 신용 및 경제쪽과 협의를 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오늘날 우리는 수협의 한지붕 세살림의 모순과 갈등 및 비능률을 보게 된다. 한마디로 답답하기만 하다. 신용쪽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체결한 이른바 MOU(경영정상화·행약정) 때문에 빚어지는 해프닝이다. 더욱이 이같은 MOU는 수협이 협동조합이면서도 현실적으로는 협동조합이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족쇄로 작용되고 있어서다.
아무튼 수협에 있어 지도사업은 꼭 해야하고 그러자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자금이 없으니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걱정이다. 수협에 있어 신용사업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인데도 MOU로 인해 신용사업은 수협과는 거리가 먼 영역이 되다시피 돼 답답하다.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잘 관리하고 상환해야하는 책임이 막중한 건 사실이다. 따라서 공적자금은 누구도 손쉽게 쓸 수도 없고 써서도 안된다.
하긴 정부도 당초엔 분명 수협이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조합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신용쪽에서 생기는 이익금의 일정비율을 보태줘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적자가 나면 몰라도 잉여를 시현하는 상황이라면 공적자금 상환을 조금 늦추더라도 지도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때문에 만약 MOU를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문제라면 지도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정부예산으로 지원토록 제도화해야만 한다. 어쨌든 지도사업이 없는 수협은 협동조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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