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위로는 장애를 겪는 당사자들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한다. 진심을 가지고 실제로 다가와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어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세상에는 많은 장애인들이 있다. 그들 중 특히 후천적 장애를 얻은 사람들은 장애를 극복하지 못한 채 좌절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깊은 좌절,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히려 장애의 삶 속에서 본인의 역할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가 바로 1990년대 인기 개그맨 틴틴파이브 이동우(45)씨다.

지난 2009년 한 TV채널에서 오랜만에 출연한 이 씨는 홍록기·표인봉 등과 함께했던 틴틴파이브 시절의 유쾌함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희귀병을 앓고 있으며, 점점 시력이 약해져 곧 완전히 시력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병명은 ‘망막색소변성증’. 통계적으로는 4천 명 중 1명이 걸리는 병이다. 그리고 1년 뒤 예정된 수순처럼 그는 더 이상 빛을 볼 수 없게 됐다.

장애를 딛고 일어선 계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단순한 위로는 장애를 겪는 당사자들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한다”며 “실제로 저에게는 진심을 가지고 다가와 손을 내민 사람들, 그들 덕분에 다시 희망을 발견하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삶, 둘 다 경험해 본 그는 육체적 장애를 얻었을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장애를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직 많은 장애인들이 자신의 장애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에게 이 씨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받아들여야 한다. 마음을 아무리 다잡아도 좀처럼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자신에게 겸허해질 때 자신의 장애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시각장애인들은 점자유도 블록만을 의지해 걸어간다. 어느 날 유도 블록 위에 물건들이 쌓여 있어서 걸려 넘어질 뻔했던 적이 있었다. 하도 억울해서 이야기했더니 바로 치워 줬다”며 “이렇게 작지만 하나하나씩 장애인들의 아픔을 세상에 대변하며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시각장애인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그는 연극배우, 재즈가수, 라디오 디제이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그리고 그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장애인아시안게임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직접 장애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홍보대사를 맡기로 결정했다.

이 씨는 “시각장애인은 그냥 걷는 것 자체로도 커다란 도전”이라며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은 낮은 둔덕을 넘는 것이 태백산맥을 넘는 것과 같다. 그런 분들이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고 45억 아시아인 앞에 당당히 나서는 스포츠 축제에 출전하는 데 조금이나마 제가 힘이 됐으면 한다”고 작은 바람을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한 선수들 모두가 자신이 가진 부담스러운 기대치를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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