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잠시 맡겨졌던 고아원에서 형 상연(조진웅 분)만 미국으로 입양돼 생이별을 겪어야 했던 상연과 하연(김성균)형제. 오랜 이별 뒤 사람을 찾아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재회한다.

긴 시간 다르게 살아온 탓에 너무도 다른 사람이 된 상연과 하연 형제는 엄마를 찾아 머나먼 여정을 함께하며 2차 시련을 겪는다.

사투리 쓰던 형 상연은 반듯한 서울 말씨는 물론 영어가 편한 미국 한인교회 목사가 됐고, 동생 하연은 형보다 늙어 보이는 노안에 경상도 사투리로 욱하는 박수무당이 됐다.

굿당에 차린 밥상 앞에서 형 상연은 주기도문을 외우고, 동생 하연은 엄마를 찾다 말고 지인인 맥아더 장군 도사의 부탁으로 굿까지 한판 벌인다. 이 와중에 홍길동보다 더 신출귀몰한 엄마는 서울 방송국을 떠나 천안·대전·여수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사고를 친다.

30년 동안 헤어졌다 극적으로 상봉한 두 형제가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잃어버렸던 형제애를 찾아가게 되는 코미디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23일 개봉한다.

장진 감독의 영화로 명불허전의 연기가 일품인 조진웅과 김성균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의 백미는 역시 배우들의 연기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끝까지 간다’, ‘명량’ 등에서 압도적인 눈빛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온 조진웅은 미국에서 건너온 목사 형 상연 역을 맡아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를 보여 준다.

또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이웃사람’, ‘용의자’ 등에서의 강렬한 캐릭터부터 ‘응답하라 1994’의 순박한 시골 청년 삼천포까지 각양각색의 매력을 선보여 온 김성균은 산골의 박수무당 동생 하연 역을 맡아 맛깔나는 경상도 사투리부터 디테일한 표정 연기까지 코믹 연기의 진수를 펼쳐 보인다.

하지만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스토리나 마치 연극 속 콩트를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은 영화 몰입을 방해할 정도다. 한국형 코미디가 자랑하는, 클라이맥스에서 눈물을 쏙 빼려는 급한 마무리도 아쉬움을 더한다.

독특한 소재를 영화로 완성한 장진 감독은 “코미디라 생각하고 보다 보면 어느새 진한 가족애가 느껴질 것이다. 유치하지 않은 방법으로 가슴속에 뭉클함을 전달한다”며 이번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12세 이상 관람가. 1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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