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있고, 죽기 전에 명예롭게 자원봉사를 하고 싶었어. 자원봉사자 국가대표를 해 보고 싶었던 거야.”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사격경기장 기자실에 들어서면 대회 최고령 자원봉사자를 만날 수 있다. 1933년생인 최영식(82)할아버지가 주인공.

거의 손주뻘인 젊은 기자들이 기자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안녕하십니까”, “어서오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최 할아버지다. 오히려 취재진이 무안해질 정도의 주름을 보이며 환하게 웃는다.

최 할아버지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자원봉사를 처음 시작했다. 그동안은 7살 적은 아내와 노인복지관 등을 다니며 낮 시간을 보냈는데, 인천아시안게임이 시작되면서부터 자원봉사를 생각하게 됐다.

“내가 영어와 일본어를 조금 하거든. 통역도 하고 관람객 안내도 했지. 한번은 일본에서 한 노인이 아시안게임을 보려고 찾아왔는데 표가 매진돼 현장에서도 구하지 못했어. 나이 먹은 노인이 힘들게 찾아왔는데 들어가질 못했지. 마음 같아서는 신분증만 맡기고 구경시켜 줬으면 했지만 그렇게 하지를 못한 게 제일 아쉬워.”

이번 장애인아시안게임의 모든 경기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말에 최 할아버지는 “잘 된 일”이라며 웃는다.

“오늘은 화장실 휴지가 없어서 창피했어. 한 중국인이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거야. 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휴지를 구해 봤는데 없더라고. 국제적 망신이지 이게. 높은 사람들이 조금 더 신경써 줬으면 좋겠어.”

그는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내가 아는 것만큼 최대한 봉사할 생각”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즐겁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장애인아시안게임까지 전세계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환한 미소를 짓는 최 할아버지는 자원봉사 국가대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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