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수고했고 고마워.”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19일 열린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볼링 혼성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정훈(39)은 아내 김난희(36)씨에게 “고맙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79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김정훈은 10대 시절부터 망막색소변형증으로 앞을 전혀 볼 수 없다.
 볼링도 레인 옆에 설치된 철제 가이드라인을 잡고 임한다. 가이드라인 이상으로 그에게 의지가 되는 것은 매니저이자 코치이자 가장 열성적인 팬인 아내다.

 김정훈은 “아내의 목소리가 일단 튀는 편”이라고 웃으며, “덕분에 귀에 쏙쏙 잘 들어오고 일 구, 일 구 던질 때마다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아내에게 공을 돌렸지만 김정훈 자신의 피나는 연습이 아니었으면 오늘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시각장애가 없는 비장애인이 온 신경을 기울여 핀을 똑바로 바라보고 겨냥해도 공이 뜻대로 구르지 않는 것이 볼링이다.

 김정훈은 “처음에는 힘들었다. 던지면 다 스트라이크가 될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며 “계속해서 공이 손에서 나가는 느낌을 익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연습만이 하이볼러가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대회 2연패로 아시아 최강임을 재확인한 김정훈은 세계 무대로 진출할 날을 꿈꾼다.

  그는 “볼링이 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제가 거기에 나가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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