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을 넣은 일본 선수가 10번이에요? 7번이에요?”
지난 19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7인제축구 한일전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는 0-2 한국의 패배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문제는 후반 9분에 터진 첫 골의 주인공을 놓고 경기 종료 후 설전이 벌어졌다.

상황은 이랬다. 후반 9분 일본의 첫 골이 터진 후 선수명을 알리는 전광판에는 7번 소마 유키(25)로 표기됐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경기장 내 설치된 기사작성실에 들어온 일본 NHK방송국 기자들이 경기기록표를 보고 갑자기 경기운영본부와 통화를 시작했다. NHK 기자는 “기록표에 첫 골 선수가 7번으로 돼 있는데 이것은 잘못됐다. 첫 골은 10번인 요시노 류타(33)가 넣었다”며 정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운영본부에서는 주심을 포함한 심판들이 7번 선수로 알려왔다며 수정 불가함을 전했다.

NHK 기자는 “우리가 찍은 영상에는 분명 10번 선수가 골을 넣은 것으로 찍혀 있다”며 재차 확인과 수정을 요구했다.

그래도 운영본부에서는 요지부동이었다.

현대 스포츠 대회에서 경기 영상을 촬영하지 않는 것도 문제인데, 버젓이 영상이 있는데도 이를 거부하며 수정을 피하는 운영본부의 태도에 NHK 기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렇다. 프로스포츠에서도 심판의 판정이 의심스러울 때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다.

당연히 경기 영상을 촬영하지 않은 대회 주최 측의 안일한 경기 운영도 문제지만, 이 같은 상황을 회피하려는 관계자들 역시 수준 이하임에 틀림이 없다.

대회 주최 측 관계자는 “7인제축구를 총괄하는 경기담당관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며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

결국 NHK 기자들이 그 영상을 들고 운영본부에 가서 확인시켜 주자 이날 7인제축구 한일전의 첫 골 주인공이 바뀌는 등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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