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오늘을 기다려 준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감독님께 영광을 바치겠습니다.”
한국 휠체어 배드민턴의 간판 이선애(45·부산시장애인체육회)가 설욕전을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선애는 4년 전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당시 태국의 압로에는 막강 파워로 이선애를 제압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이선애와 압로에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다시 만났다.

이날 이선애는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시원시원한 하이클리어와 강력한 스매싱이 그의 전매특허다.

압로에도 쉽게 점수를 내주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은 이선애의 손을 들어줬다.

이선애는 막판까지 추격하는 압로에를 강력한 스매싱으로 압도하며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부를 매조지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이선애는 “태국 선수가 힘이 더 좋아졌다”며 상대 선수에 대한 평가부터 꺼냈다. 금메달을 땄다는 기쁨보다도 라이벌인 압로에를 이겼다는 사실에 더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이선애는 “감독님과 코치님, 모든 국민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휠체어 배드민턴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20년 도쿄 장애인올림픽까지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선애는 무엇보다 “가족이 보고 싶다”고 했다. 항상 뒤에서 헌신하는 가족이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도 가능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가족이 없었다면 난 금방 주저앉았을 것”이라며 “몸이 아프고 힘들 때 우울증도 걸렸었지만 가족이 힘이 돼 줬고, 사랑하는 배드민턴이 나를 지켜 줬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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