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노익장이란 말을 아느냐? 누가 봐도 79세면 쉬셔야지 왜 일을 하려고 하느냐. 쉬는 게 상식이다. 정년제도가 왜 있느냐.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설훈 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79세의 윤종승(예명 자니 윤)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와 주고받은 말이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민을 대표해서 행정부에 대해 문제점을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가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국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국민들은 그날 국정감사장에서 79세의 윤종승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가 그동안 걸어온 길이나 경륜을 갖고 국가기관의 발전에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한 질의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설훈 위원장의 핵심을 벗어난 질의로 나이 많은 노인들에게서 국회의원들이 싸잡아 욕을 먹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욕을 먹고 불신받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최근 언론에 오르내리는 국회의원을 보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한심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생각에는 차이가 있고 표현하는 방식 또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에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의 생각이 아무리 옳고 정당하다 해도 패륜적인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옳은 주장이라 해도 그 방법이 틀리면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정치인이 돼야 한다.

지난날 이들(정*영, 유*민, 천*배, 이*찬, 김*인, 설*, 김*진)이 했던 노인 폄하 발언을 간추려 보면 이들은 노소 편 가르기 이분법을 제시한 정치인들로 막말 정치꾼으로 평가받고 있다. “60~70대 노인들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 가서 쉬어라.” “늙은 교사 1명을 내보내면 젊은 교사 3명이 들어온다.” “노인 투표를 막으려면 지하철에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를 없애자.” “교포 노인들은 연세가 들어서 곧 돌아가실 거다.” “나이가 들면 판단력이 흐려지니 집에서 쉬어라.” “60세가 되면 뇌가 썩는다.” 어버이 원로단체를 향해 “나이를 처먹었으면 곱게 처먹어라” 등 패륜적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실을 노인들은 잊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너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의 자작 뮤직비디오가 SNS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겠는가?

정치를 하려면 민심을 두려워해야 한다. 무릇 민심은 천심이라는 것을 알면 말이다. 아무리 말세라고 해도 인간의 도리를 하고 사는 것이 만물의 영장이 아닌가? 인간의 도리를 못하는 사람들은 정치판에서 떠나야 옳다. 국회의원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떠든다.

그 뿐 아니라 선거 때만 되면 앞다퉈 노인복지정책 공약을 발표해 노인들의 표를 얻으려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속내는 감추고 입으로만 립서비스하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보면 허탈함을 감출 수 없다.

정치가 제자리로 돌아와 국민들에게 정치인들이 감동을 줘야 한다. 정치가 똑바로 서야 나라도 똑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서서히 병들고 무너져 가고 있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여당도 야당도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는커녕 풍자적 해학만 양산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막말 정치꾼 몇 사람들이 폄하하는 나이든 세대 어르신들은 분명 이 나라를 이룩한 세대들이다.

이분들은 자신이 처해진 입장에서 정말 열심히 살아왔고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몸에 골병이 들고 아파도 일을 하고 또 일을 한 노인분들로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분들이다.

이분들은 지금의 젊은이들과 같이 공부가 하고 싶다고 모두가 대학을 갈 수 있는 시대도 아니라 배움도 다하지 못한 세대들이지만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김일성이 소련의 탱크를 앞세워 우리나라를 침략했을 때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켜주신 세대의 어른들이시다. 정치권은 더 이상 노인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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