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 상무의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홈경기가 있던 지난 15일 인천축구전용구장. 경기가 끝난 뒤 나름 관전평과 함께 아쉬움을 토로하던 인천 팬들이 나눈 대화의 한 대목이다.

“무슨 경기가 그렇게 안 풀릴 수가 있냐. 전·후반 10차례 가까운 득점 찬스에서 골키퍼 정면이거나 수비 몸에 걸리거나 한 게 몇 개야?”

“그러게 말이야. 전반 김도혁이 선제골을 올리는 과정은 정말 좋았잖아. 이천수가 상주 공격을 가로채서 이보에게 연결하고, 이보가 골문 앞으로 쇄도하는 김도혁에게 찔러주자 김도혁이 센스 있는 슈팅으로 골! 진짜 그림 같았는데 말이야.”

“그 뒤로 전반에만 얼마나 많은 찬스가 있었냐고. 디오고, 최종환, 이천수 등의 슈팅은 거의 골이었는데.”

“후반에 경기마다 ‘선방 쇼’를 펼치던 유현이 실수에 가까운 페널티킥 파울로 동점이 된 것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그 뒤로 수많은 찬스는 오늘따라 골문을 살짝살짝 벗어나거나 골키퍼 정면이거나 수비수 몸에 걸리는지 발을 동동 구르게 되더라고.”

“그나저나 인천이 아직 클래식 잔류가 확정된 건 아니지?”

“응. 오늘 이겼으면 끝난 건데 비겨서 아직 안심할 수가 없지. 일단 챌린지로 무조건 강등인 12위는 면했는데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11위 싸움은 남게 됐지.”

“그럼 어떻게 되는데?”

“우선 오는 26일 성남과 홈경기에서 최소한 비기면 5점의 승점 차가 유지되기 때문에 11위는 벗어나. 그보다 앞서 22일 경남이 전남에 지면 인천이 남은 두 경기 다 지고 경남이 마지막 경기를 이기더라도 승점은 같아지는데 골득실 차에서 인천이 7점 이상 벌어지니까 사실상 잔류 확정이라고 할 수 있지.”

“결국 인천이 K리그 클래식에 자력으로 잔류하려면 승점 1점이 필요하게 됐네. 인천이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몰라.”

“지난번 전남과 홈경기 때 3-1로 앞서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2골을 내줘 동점이 된 게 두고두고 아쉽게 됐지. 그러나 어쩌겠나. ‘유종의 미’라는 말이 있잖아. 강등되는 일은 없을 거니까 남은 경기 잘 지켜보자고.”

“그러게 말이야. 우리 같은 팬들이 할 수 있는게 경기장에 와서 큰소리로 응원하는 거밖에 없지. 다음 경기 때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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