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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최희선 객원논설위원/플레이플러스고문/전 경인교대총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제11면
   
 
  ▲ 최희선 객원논설위원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끝났다.

일본은 이번에 물리학상을 받음으로써 19번째 노벨과학상을 받는 국가가 됐다.

언론들은, 우리에게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지금까지 한 명도 없어 결국 일본과 19:0의 스코어라고 지적하며 이런저런 진단과 처방을 내놓기도 했다.

예컨대 “가정교육의 변화, 우수인력의 과학기술분야 유인을 위한 국가제도 구축, 기초과학의 육성, 국가두뇌 경쟁력 양성 위한 지도층의 국가경영관 확립, 장기적인 차원의 지원정책 수립” 등은 이때마다 되풀이해 온 주장들이다.

다만 올해의 특이한 점은, 어느 해 보다 한국의 수상 기대감이 컸다는 사실이다.

톰슨로이터라는 세계적 학술정보서비스 기관이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자 1천명을 선정 발표했는데 그 목록에 한국인 과학자 16명을 따로 추렸다”고 하면서 한국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이들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바 있다.

톰슨로이터는 그 16명 가운데에서 KAIST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룡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장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금년도 노벨과학상 후보로 거론했다고 한다.

유룡단장은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많은 물질인 메조다공성 물질 제올라이트 합성 분야의 대가로서 1999년 탄소(C)로 이루어진 메조다 물질을 처음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과학자이다.

톰슨로이터는 노벨상수상자 예측방법 가운데 가장 신뢰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금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일본의 나카무라 슈지 교수도 이 기관에 의해 이미 2002년에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한국의 노벨과학상에 대한 기대가 사회적으로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 자체에 집착하는 사회분위기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적 견해를 가진 사람도 많다.

금년 7월 스웨덴 방문 중 만났던 노벨상 사무국장은 한국에 갔을 때 한 기자와의 인터뷰 중 한 말이라고 하면서 “한국도 많이 발전하였으니, 한국에서도 노벨상을 탈만한 때도 왔고, 그리고 한국 사람들도 그것을 기대할 것으로 안다. 그러나 노벨상을 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도리어 노벨상 탈 생각은 아예 하지 말고 그저 과학에 매료되어 그것이 미치도록 재미있어서 파고 들어가는 그런 과학자를 많이 길러내는 일이며, 그 때 노벨상은 자연히 쫓아올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다.

노벨상을 타기(위하여)라면 과학 자체의 발전도 시원치 않을 것이라는 말도 된다. 과학 자체가 귀해서 그것이 오묘하게 재미있어서, 그 보람 때문에 과학진흥책을 쓸 때 성취가 나온다는 뜻이라고 본다.

나카무라 슈지 교수도 청색LED(발광다이오드) 효율 높이는 것이 목표이지 자기에게는 노벨상은 그 보다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작은 기업에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지 대기업에 들어갔다면 그저 그런 샐러리맨이 됐을 것이라고 하면서 과학에 미쳐 몰입하는 사람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강조했다.

그렇다. 능력을 갖춘 과학자에게 마음껏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연구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노벨상 문학상 후보로 10년이나 거론되고 있는 고은 시인도 “사람들이 나를 대할 때 시인 고은은 어디로 가버리고 노벨상과 관련해서만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때면 나는 제일 외롭다.”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노벨상은 훌륭한 연구에 따르는 영광스런 일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입시를 위해서만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과, 과학이 그리 미치도록 황홀해서 파는 학생 중 누가 궁극 과학에서 대성할 것인가?

답은 뻔할 것이다. 미치도록 몰입하는 학생은 말려도 한다.

수단주의, 목적편향주의가 심할수록 그 목적 자체가 달성이 잘 안되고 더디어 진다는 이치가 숨어있다.

물론 보통의 사고에서는 목적을 설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옳은 말이다. 다만 그것은 목적으로 가는 길에 놓인 일들에도 내재적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목적성취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이치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모든 활동을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목적으로도, 그리고 수단적 가치만이 아니라 일 그 자체의 내재적 가치로도 소중하게 여기는 전환과 재 지향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 일환으로 입시위주의 수단적 가치에 편향돼 있는 우리 교육의 재 지향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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