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국민을 대변한다는 국회의원 300명은 무엇하러 뽑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어 민주주의 근간인 다수결 원칙이 아닌 여야 합의로 국정처리와 국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국회 운영 방식을 협의해 결국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발목 잡는 행위로 인해 국회가 정상 운영되지 않는다면 다수 의석이 왜 필요한가?

그동안 2015년 정부예산안 처리를 두고 국회가 여야 갈등으로 이번에도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하겠구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여야 간 최대 쟁점이던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서 여당이 야당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12년 만에 양당 합의로 법정처리시한인 12월 2일까지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의회 민주주의란 토론과 협상과 다수결의 결의다.

 필요하면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협상해야 한다. 협상 중에는 양보도 해야 하고 얻는 것도 있어야 한다. 협상이 끝나면 다수결 결의를 해야 한다.

이것이 초등학교에서부터 배운 민주주의 교육이 아니던가. 그래서 선거에서 단 한 표라도 이겼을 때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기뻐하고 축하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당이 유리하면 다수결의를 인정하고 불리하거나 희망이 없으면 다수결의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판이라면 이게 어찌 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 있단 말인가?

다수에 의해 정당성을 바탕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면 결과는 깨끗이 수용해야 한다. 결과에 대한 불복은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분위기를 해하는 근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반항의 문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정의인 듯 행동하고, 이것을 선동하는 세력들이 대접받는 사회. 그리고 반대를 위한 시위가 무조건 옳은 것으로 착각하는 사회로 변해 가고 있어 참으로 걱정스럽다.

 물론 정책이 자기와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입만 열면 민생을 돌보겠다는 국회의원들이 자기 맘에 안 들면 개혁하라 외치고 내 맘에 들면 기준도 줏대도 없이 하는 정치라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맡겨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국회가 법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어떻게 될까? 또 국민은 법을 지키려고 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법대로 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어떻게 굴러갈까? 법을 만드는 국회가 자기들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를 만들어서는 안 되기에 하는 말이다. 그동안 살펴보면 많은 국민들이 국회를 일단은 불신부터 하는 습성이 있는 듯하다.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뽑을 때는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고객처럼 받들고 국민이 주는 세비를 받을 때마다 국민의 땀과 희생에 대해 보답할 줄 아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이들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부정과 비리 등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어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많은 국회의원들이 부정으로 감옥 가는 것도 모자라 애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부의 승인도 받지 않고 몰래 북한을 다녀와 국가보안법으로 징역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나 대통령의 급사(죽음)를 바란다며 6·25전쟁 때 지휘관으로 적군을 물리치고 국토를 지켜낸 노장 백선엽 장군을 민족 반역자라며 욕하고 원로단체 어버이연합을 향해 나이를 처먹었으면 곱게 처먹어라 라고 막말하던 사람이 국회에서 국정을 논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은 싫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먹고 양담배 피우면서 자식들은 미국 유학 보내 놓고 반미를 외치는 국회의원들과 재벌 욕하면서 재벌회사와 공기업에 취직을 부탁하는 국회의원들이 존재하는 이상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고 존경받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이제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국회가 시도 때도 없이 싸움질이나 하고 정부 예산을 사이좋게 나눠 먹기식으로 야합하는 정치를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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