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박세리(37)가 2년 뒤 현역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는 속내를 밝혔다.

 박세리는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골프단 후원 조인식에 참석해 “선수생활을 하다 보면 경기 외적으로도 힘든 일들이 많다. 후배들보다 나이가 무척 많다 보니 힘든 게 없지 않다”며 “지금은 2016년에 은퇴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6년부터 프로로 뛴 박세리는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현역 은퇴 시점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으나 정확한 시점을 못박은 적은 없었다. 지난 8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개최 조인식에서도 “아직 많이 힘들다고 느끼지 않기에 몇 년 더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은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하나금융그룹과 2년간 후원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이 기간을 선수생활의 마지막으로 설정한 것이다.

 박세리는 “요즘 훌륭한 후배들이 많은데, 이런 후배들을 위해 좀 더 많이 관심을 두고 뭔가 해 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선수생활을 하면서 그런 걸 해 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후에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더라도 딱 맞출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 저 자신에게 정리할 시간을 주려고 시점을 그렇게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돌아오는 가운데 박세리는 올림픽 무대에는 감독으로 나서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박세리는 “현역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올림픽에 감독으로 나가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생겼다”며 “또 다른 배움의 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한동안 메인 후원사 없이 활동하다 이번에 허미정(25), 호주 교포 이민지(18)와 하나금융그룹 골프단에 합류한 박세리는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마무리하는 결승점까지 최선을 다해 달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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