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화물선이 8년만에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 이 처럼 건화물선의 운임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지난 2000년과 2001년 신조발주가 크게 감소돼 최근의 신조인도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이는 건화물선의 운임을 대표하는 BDI 운임지수가 지난 9월11일에 2352를 기록함으로써 과거의 최고치를 돌파했으며 최근엔 796을 기록하는 등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올 1월초에 비하면 61%나 급등한 수치다. 그러나 업계에선 보다 중요한 요인은 중국과 유럽의 원자재 수요 급증에 따른 선박수요의 측면에서 찾을 수가 있다. 더욱이 중국의 경우 도로와 철도, 항만 등 대규모 물류 인프라 구축과 함께 오는 2008년 올림픽, 2010년 국제박람회 등을 위한 제반시설 구축으로 철강제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보도 내용대로 중국의 조강생산량도 지난 97년의 1억t에서 올해엔 2억t으로 불과 6년만에 2배이상 급증될 전망이며, 원료인 철광석 수입량도 지난 97년의 5천500만t에서 올해에는 1억5천만t으로 3배 가깝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이고 보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긴 지난 9월 중순엔 브라질의 투바라오항에서 중국으로 수송될 철광선의 선적을 위한 수십척의 케이프사이즈선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보도이고 보면 알만하다.
 
이같은 중국의 원자재 수입급증으로 부정기선 해운시장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부정기선 해운시장은 다수의 화주와 다수의 선주가 만나 운임이 결정되는 완전경쟁에 근접한 시장이다. 물론 현재의 건화물선 해운시장에서 아직까지는 수요독점의 효과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신조 인도량 감소에 따른 선박공급의 부족으로 선주측의 영향력이 아직도 크기 때문에서다.
 
아무튼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작년 하반기와 올해 건화물선 해운경기의 호황을 바탕으로 대거 발주된 선박이 신조 인도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건화물선 해운시장의 선박공급량이 선박수요량을 초과해 선주들의 시장지배력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선사들도 앞으로 추이를 봐가며 마케팅 전략의 변경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쨌든 최고의 호황일수록 불황을 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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