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다시 훨훨 타는 횃불을 붙일 때다
저 동녘에 타오르는 빛덩이를 맞아야지
마주쳐 북받치느니 두근대는 속내여

그래 어디 밤 지새운 靑羊 떼를 깨우어라
털북숭이 토실토실 다함께 일어난다
기지개 길게 켜고서 내달리기 전이야

의림지를 출발하여 백령도에 닿기까지
산이 산을 감싸돌고 강과 강이 어울릴 때
섬들은 또 섬을 안고 춤사위에 휩싸이네

마니산 참성단에 아사달의 얼은 울고
남산 아래 명동거리 종소리도 성스런데
계룡산 목탁소리에 넋 그마저 놓고 보니

임진강 한강 금강 물결은 참 유장하고
김포·평택·내포평야 알곡 또한 기름졌어
경기만 황해를 타고 아, 흘러가는 세월아

여기는 핵심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또 여기는 중심이다 경기·인천·서울·충청
반도의 허리춤이다 온 겨레의 표준이다

이제는 높이 들라 불 붙인 횃불을 들라
불혹은 청춘이다 청양 떼를 몰고 가자
불잉걸 그 뜨거운 환희, 이 몸조차 불살라

바다 건너 대륙으로 지구촌을 태우고서
미리내를 지나설랑 온 우주를 돌고 돌아
마침내 靈界까지도 태우고야 말 텐가

◇작가 약력

   
 

산강 김락기(山堈 金洛琦)
▶時調시인
▶㈔한국시조문학진흥회 이사장, 수안보상록호텔 대표이사
▶제4회 세계문학상 시조 대상, 시조문학 창간 50주년 기념 작품상
▶시조집 「삼라만상」, 「독수리는 큰 나래를 쉬이 펴지 않는다」
 시집 「바다는 외로울 때 섬을 낳는다」, 「고착의 자유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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