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앞으로 인천은 물론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갈 옥석이다. 그런 옥석을 매일 보고 또 아이들과 교사들의 눈빛을 잊지 않기 위해 학교를 찾아간다. 아침에 인사하고 대화하면서 서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저 자신도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다질 수 있어 무척 좋다.”

“올해는 새롭게 추진해 온 정책 방향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뿌리를 내리기 위해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 ‘창의·공감교육으로 미래형 학력 신장’, ‘모두에게 따뜻한 교육복지’, ‘공정하고 투명한 교육행정’ 등을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재수 끝에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인천 첫 진보교육감으로 당선된 이청연(60)인천시교육감이 새해에는 더욱 발로 뛰는 교육감, 약속을 지키는 교육감으로 거듭나겠다고 인천교육가족들에게 약속했다. <편집자 주>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지난 한 해를 회상해 본다면.

   
 

▶만남·책임·희망. 한 해를 되돌아보면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교육감 후보를 결정하면서 수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그분들이 준 성원은 인천교육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었고, 이제 저의 책임이 됐다.

그러나 교육감 개인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기도 했다. 시민, 교육가족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가야 단 하나라도 희망이 현실이 될 것이다.

-인천시교육감으로 6개월을 보내면서 성과와 아쉬움이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인천시교육청의 정책 하나하나에 시민과 언론의 관심이 많았던 6개월이었다. 많은 격려와 비판이 교차한다는 것은 교육청이 고여 있지 않고 움직이며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물론 급격한 변화가 있어서 힘들다는 분들도 있고, 생각보다 변화가 더뎌서 아쉽다는 분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질문이 있는 교실, 존중과 협력 속의 배움,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는 교사, 민주적인 학교 운영이 인천교육의 방향이다. 교육청은 이 방향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등 일제형 지필고사를 개선한 것은 다양한 수업 방식이 가능하도록 관행을 바꾼 것이다. 일제형 객관식 문제로 아이들을 비교하는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여전히 주입식 교육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학교평가도 자체평가로 바뀌었다. 학교를 평가로 줄 세우면 학교의 민주성·자율성은 살아나기 어렵다.
교육청이 변화의 장애물을 걷어주고 조건을 마련하면, 수업 방식을 바꾸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교 운영은 학교 구성원들의 몫이다. 변화의 속도는 학교가 얼마나 자발성을 발휘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새해 인천교육 주요 시책과 추진 방향은.
▶취임과 함께 선정한 인천교육의 기본 방향은 제 임기 동안 흔들림 없이 갈 것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 창의공감교육으로 미래형 학력 신장, 모두에게 따뜻한 교육복지, 공정하고 투명한 교육행정 등 4대 중점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하나하나 실천해 갈 것이다.

-새해 인천교육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과 그 해결 방안은.
▶학생들과 교사들의 일상을 바꾸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등교시간 조정, 두발 규제 등을 비롯해 청소년들의 학교 일상을 건강하고 자율적으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5만여 명의 학생·학부모·교사들이 희망 등교시간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또 각 학교마다 두발 등 학칙 개정을 위한 의견 수렴과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새 학기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최종적으로 의견을 조율해서 권고안을 마련할 것이다.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건강한 청소년들의 일상 ▷둘째,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생활지도 ▷셋째, 충분한 토론과 의견 수렴의 과정 등이다.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하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문화와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할 예정이다. 오랜 관행을 극복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꾸준히 관심을 두고 개선해 갈 것이다.

-핵심 공약인 ‘중1 무상급식’ 예산이 전액 삭감됐는데, 이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올해 곧바로 시행하는 것은 어렵게 됐지만, 정부·인천시·인천시의회와 협력해서 연차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교육복지는 정부가 돈이 남아돌 때 국민에게 해주는 시혜가 아니다.

교육복지는 국민의 권리이자 공공기관의 의무다. 그래서 저는 ‘무상급식’이 아니라 ‘의무급식’이라고 표현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의무교육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학교 의무급식은 전국에서 대전과 인천만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전국적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실시돼야 한다는 방침이다.

-혁신학교도 예산상 문제로 어렵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
▶인천시의회 심의에 따르면 혁신학교로 직접 지원되는 재정 지원은 어렵다. 처음 선정된 10개 학교는 어쩔 수 없이 당장은 행정적 지원에 주력할 방침이다.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내외로 조정하고, 혁신학교에 뜻을 둔 교사들을 절반까지 초빙할 것이다. 시의회가 준비 정도에 따라 추경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줬기 때문에 시의회와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혁신학교 방향은 교육부가 편성한 교육과정 지침과 일치한다. 혁신학교의 운영원리인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 자연 속의 체험활동, 문화·예술·체육활동의 강화, 민주적인 의사결정, 수업중심의 학교 운영 등은 교육부의 방향이기도 하다.

   
 

새로운 교육으로 거듭나는 것은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는 의미다. 시의원들께서 혁신학교의 방향과 현장의 열정을 충분히 공감해 주리라 믿는다.

-월요일 아침과 금요일 저녁마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데 그 의미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저는 교육행정 책임자이지만 그 이전에 한 사람의 교육자다. 그래서 늘 학생들을 만나면 ‘교육감 선생님’이라고 소개한다. 아이들과 동료 교사들의 눈빛을 잊지 않기 위해 학교를 찾아가고 인사하고 대화하는 것이다. 예고 없이 찾아가는 것에 대해 일부에선 불만과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학교 시찰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과도한 의전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6개월 정도 꾸준히 하니까 이제는 학교에서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인천교육가족들에게 한마디.
▶교육가족 여러분. 여러분이 인천교육의 주인이다. 그리고 인천교육의 기준은 우리 아이들의 행복이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의 어깨에 있는 무거운 짐을 덜어주고, 꿈을 담아주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시민 여러분도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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