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선웅이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에서 세계적 디자이너 ‘故앙드레 김’으로 분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신스틸러로서 주목 받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주인공 덕수(황정민)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그린 작품으로 굵직한 역사적 사실을 배경을 삼고 있다.

이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역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제 유명 인사들이 깜짝 등장하며 관객들에게 깨알 같은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국제시장' 속 대표 깨알 인물은 단연 故앙드레 김이다.

▲ (사진 = 스프링 제공)
덕수네 고모 가게 ‘꽃분이네’에 옷감을 찾아 젊은 앙드레 김이 찾아오고, 혀 꼬부라진 특유의 말투로 ‘판타스틱~’을 연발하며 재미를 선사했다.

젊은 시절의 앙드레 김을 완벽하게 연기한 배우는 바로 박선웅이다.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 '달콤한 인생',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주홍글씨' 등 다수의 영화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개성파 배우로,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젊은 앙드레 김 역할에 전격 캐스팅됐다.

박선웅은 그동안 희화화되어 왔던 앙드레 김의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젊은 시절의 앙드레 김의 캐릭터를 새롭게 창조하고, 대신 말투나 행동은 중년의 앙드레 김과 유사한 톤으로 연기하며 영화 속에서 인상 깊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배우 박선웅이 영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동국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친구가 오디션을 본다기에 따라서 원서를 제출한 것이 인연이 됐다.

하지만 그 첫 영화의 꿈은 제작 중단으로 무산됐고, 오랜 무명시절 동안 연기를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장사를 하는 등 정신적 방황을 했다.

하지만 한번 품은 배우의 꿈을 포기하긴 쉽지 않았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다시 서울로 상경한 것이 1999년. 그 이후 4년 가까이 연기를 배우며 실력을 쌓는데 집중했다.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2001)에서 조재현을 찌르는 역할로 알려졌던 박선웅은 이후 얼핏 보기에도 거칠고 폭력적인 역이 많았다.

'역전의 명수'(2005)에서 여배우 김혜나를 무참하게 폭행하는 남자로, '달콤한 인생'(2005)에서는 이병헌의 총에 맞고 죽는 중간 보스 ‘경표’로 출연했다. 이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2002) '유아독존'(2002) '주홍글씨'(2004) 등에서도 유사한 역을 많이 맡아왔다.

하지만 박선웅은 영화에서의 이와 같은 폭력적 이미지와 달리 드라마, 광고 등에서는 젠틀함과 코믹함을 겸비한 이미지를 보여왔다. 이런 그의 또 다른 면이 영화에서 잘 발산된 것이 바로 '국제시장'의 앙드레 김 역할이다.

박선웅은 “ '국제시장'은 배우로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참으로 ‘좋은 영화였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작은 웃음이라도 드릴 수 있어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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