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권재 새누리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분단 70년. 새해 시작과 함께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감지되더니, 북측의 선제적 조치 요구를 둘러싼 상호 간 기싸움(?)이 치열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대남정책 방향의 일단을 처음으로 직접 드러냈고, 우리정부 역시 지난 12일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정책의 큰 틀을 제시했다. 남북 대화를 두고 최고위층이 직접 나서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의 핵개발로 촉발된 남북 간 긴장 국면의 파고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분단이 고착화돼 가는 현 상황에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의지와 노력은 매우 긍정적이라 할 만하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 을미년 올해는 분단 70년이 되는 해다.

역사적으로 이어져 오던 통일 한반도에서 1945년 해방과 함께 38선으로 나뉘는 분단이 시작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70년이란 오랜 세월이 흘렀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개인적 혹은 사회적인 분단의 폐해를 다시금 살펴보고, 분단 극복을 위한 노력 그리고 민족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중심가치를 깨닫는 건 중요하다고 본다.

분단은 민족의 동질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음은 물론 민족적 역량 발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건 두말 할 나위 없다.

남북 간 체제와 이념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과 이질적인 문화가 지속된다는 것은 우리 후손에겐 불행을 안겨 주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념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긴장과 국력 낭비는 심각한 수준이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최근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와 이석기 전 의원의 RO모임, 황선·신은미 씨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국 시민권자인 신은미 씨가 종북 행위로 강제출국되고, 입국지인 LA공항에 도착하자 현장에서 보수-진보 측 간 일대 충돌이 빚어진 사태는 국제적 망신 그 이상이다.

역량을 모아 국가적 경쟁력을 키워 가도 모자랄 판에 한반도엔 아직도 탈냉전시대 이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누가 봐도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군사적 긴장과 상존하는 전쟁 위협, 막대한 남북 간 군비 지출, 나아가 수치적 계산이 불가능한 국가적 역량의 낭비에 눈감지 않았는지 자성할 일이다.

통일 한반도는 1945년 일제 식민지로부터의 해방과 함께 이후 38선을 축으로 남북 이념 대립과 혼란이 심화되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이은 김일성 자치정부 수립, 3년간의 참혹한 전쟁과 휴전 그리고 이후 체제경쟁을 벌이는 등 긴장과 대립의 숨 가쁜 역사를 썼다. 해방 70년, 분단 70년 역사는 우리에게 치열한 체제 및 이념 경쟁의 시기였다.

그러나 북한의 김일성 이후 3대를 잇는 세습체제는 전세계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했고, 체제와 이념 대립은 더 이상 경쟁의 의미를 잃었다. 특히 전세계 시민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핵개발과 위협은 살아남고자 하는 그들만의 마지막 생존 방식으로 보여진다.

통일은 분명 환상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통일은 산사태처럼 온다」(2006년)의 저자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산사태처럼 통일로 향하게 될 것이다”라며 “불행하게도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전쟁’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제는 눈을 뜨고 준비해야 한다. 분단 극복과 민족정체성 회복을 위한 정책적 혹은 시민의식의 대전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천적 통일 준비가 절실하다. 분단 고착과 전쟁이라는 불행의 씨앗을 후손에게 또다시 물려줄 수 없지 않은가. 군사적 위험과 상존하는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2015년 을미년 한 해가 휴전선 150마일, 남북을 가른 동서 250㎞의 철책 철옹성을 넘어 분단 70년을 뛰어넘는 대전환의 역사적 한 해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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