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과 가스, 지역난방 등 실생활과 밀접한 각종 에너지요금이 일제히 올랐다. SK는 1일부터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ℓ당 28원씩, 실내등유와 보일러 등유는 20원씩 각각 인상해 휘발유가격은 ℓ당 1천196원에서 1천224원으로, 경유는 680원에서 708원, 실내등유는 509원에서 529원으로 각각 올랐다. LG정유도 10월부터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올리기로 했으며 아직 가격을 결정하지 못한 현대 오일뱅크와 S오일도 다른 정유사와 다소 가격차이를 보이겠지만 10월중으로 올릴 방침을 밝히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뿐 아니라 가스가격도 10월부터 프로판가스는 13.8%, 부탄가스는 9.0% 올릴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서민들의 가계살림은 허리가 휘어질 지경이다.

특히 이번 에너지요금 인상은 최근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원유가격이 급등한 데다 환율마저 상승추세에 있어 석유제품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인상결정은 지난 30일 밤 전격적으로 결정돼 일반 시민들은 한마디 항변도 한번 못하고 거대 정유사의 결정에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더구나 매번 내놓는 유가인상 이유도 매일반이지만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좀체 내리는 것을 접하기는 거의 힘들다. 실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기습 유가인상이 한두번도 아니어서 어느 정도 신경이 무뎌질만 하지만 매번 당하는 시민들로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석유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 사는 국민들의 서러움 정도로 덮어두기에는 답답한 게 서민들의 마음이다. 과연 정유업계의 유가인상이 진짜 절실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으며 정부 또한 유가인상이 서민경제를 옥죄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유념해 충분한 사전심의를 통해 유가가 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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