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걸레를 세탁했다고 행주라고 할 수 있나? 각종 환경폐기물을 버리고 있는 매립장을 저탄소 녹색성장 전진기지로 바꾼다고 혐오시설인 쓰레기매립장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세계 최대의 쓰레기매립장을 평생 안고 살라는데 좋아할 사람 있으면 손 들고 나와 보라.

1989년 수도권쓰레기매립장이 인천시 서구로 결정될 당시에도 환경부나 서울시, 경기도는 서구지역 주민들의 정서와 의견을 무시한 채 대대로 이어온 생활터전을 빼앗아 세계 최대의 쓰레기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서구지역 주민들은 서구지역 주민이기 이전에 인천시민임을 강요받았고 국가의 시책이라 생각해 어쩔 수 없이 수용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가 2016년까지 쓰레기를 버리겠다고 약속해 놓고 2010년부터 지역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 전략으로서 쓰레기매립장을 영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매립기간 연장 문제에 대해 당시 조춘구 SL공사 사장의 망언과 함께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는 2010년 8월 쓰레기매립기간을 28년간 연장해 2044년까지 사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때 서울시는 인천시에 2014년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비(골프장·수영장·사격장 등) 1천842억 원을 빅딜로 매립기간 연장설을 흘려 피해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살피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지역 서구 주민들이 2016년 이후 서울시, 경기도의 쓰레기뿐만 아니라 인천시 자체 쓰레기도 더 이상 서구에 버리지 말라며 인천시를 상대로 수차례 성명서 발표와 규탄대회를 통해 강력 항의 시위를 하자 인천시는 2016년 매립 종료 선언을 대변인을 통해 발표했고, 2012년까지 인천시 자체 쓰레기 매립 부지를 선정·발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자체 쓰레기 매립 부지 선정 발표를 3차례나 연장하며 미루다 송영길 시장이 그만두고 유정복 시장이 취임한 후 아직까지 후보지역 5곳만 공개하고 확실한 대체매립 장소를 발표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 매립기간 연장이냐? 종료냐?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인천시가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4자 협의체를 통해 요구한 선제적 조치사항을 서울시가 전면 수용함에 따라 매립기간 연장과 빅딜 가능성을 두고 양비론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피해지역 주민들은 무조건 2016년 종료를 주장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2016년 매립 종료가 되기 위해서는 이미 송영길 시장 재직 때 서울시나 경기도, 인천시 모두 대체매립지가 결정되고 기반시설이 지금쯤 완공됐어야 하는데 어느 한 지역도 아무런 준비를 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매립 종료는 어렵다는 얘기다.

지금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소유권과 면허권 인천시 이양,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 수도권매립지 주변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정책 등 선제적 조치 합의는 매립기간 연장 수순이 아니라 매립지로 인해 그동안 환경피해 고통을 받은 인천시민들이 받을 보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매립기간 연장이 아니라 2016년 종료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봐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여진다.

우선 인천시가 2016년까지 남은 2년 안에 대체매립지를 조성해 수도권매립지에 인천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고 매립지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나 경기도가 대체매립지를 조성하고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고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야 그때 가서 매립지가 종료되는 것이다. 지금 3개 자치단체의 대체매립지 확보가 전제된 상황에서 기반시설 공사기간을 4년 잡는다 해도 2018년 이전에는 매립지가 종료될 수 없을 것이다.

결론은 2016년 매립지 종료 선언은 꼼수라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인천·서울·경기 어느 한 곳 부지 확보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렇다고 보는 것이다.

방법은 3곳 모두가 당장 대체부지를 확보하고 기반시설 공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 늦어도 지금부터 4년 후에는 종료할 수 있도록 논의가 돼야 할 것이다. 쥐도 막다른 골목에서는 고양이를 문다는 옛말이 생각나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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