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는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잡고 인천이 동북아 대표도시로 거듭나면서 이에 상응하듯 공항을 주변으로 도시개발이 활발해지고 관광객들이 늘어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공항신도시도 공항종사자들은 물론 외지인들의 입주가 늘어나 타 신도시에 비해 도시기능 회복속도가 3∼4년 정도 빠르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인 것 같다. 그러나 정작 기뻐하고 최대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영종 주민들은 별로 반가와하지 않고 `영종도는 정부와 인천시의 땅따먹기(?)의 장'이라며 한탄의 긴 한숨소리만 낼 뿐이라는 보도다.
 
주지하다시피 영종도는 월미도에서 배편으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공항고속도로와 영종대교를 통해 뭍과 연결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교통불편은 이만저만 아니라고 한다. 아직도 외곽도로는 편도 1차선도 되지 않은 좁은 시골길이고 운행하는 버스라고는 2시간마다 다니는 고작 1개 노선에 불과하다니 알만하다. 공항신도시는 또 어떠한가. 1만2천여명이 입주해 있으나 완전한 도시기능을 갖추지 못한 `이름만의 신도시'로 병·의원이 제대로 없고 주유소, 유치원, 금융기관 등이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의 불편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한다. 문화시설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니 알만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차량 역주행과 불법유턴, 주민의 무단횡단 등 교통질서 무법천지인 데다 밤에는 서울 도심을 방불케 할 정도로 유흥업소의 현란한 네온사인을 자랑하고 있고 만취로 인한 폭행 사건으로 얼룩져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치안부재 지역과 다름없다 하겠다.
 
그러나 그보다 우리를 더욱 마음 아프게 하는 것은 토박이 주민들간의 갈등과 팽배해진 불신이다. 예전과는 달리 영종도에 시골 인심은 커녕 이웃간의 정조차 사라진 지 오래라고 주민 스스로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송도미사일기지 영종이전 추진, 지역개발 공영방식 전격 채택, 공항신도시의 도시기능 저하 등이 겹치면서부터 민심이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사일기지 이전을 막겠다고 80대 노인들이 `자살특공대'를 결성하고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극한상황까지 치닫고 있다니 기막힌 일이다. 순수하기만 했던 영종도 주민들을 정부와 인천시가 매서운 사람으로 바꿔놓았다는 주민들의 한결같은 한숨을 정부와 인천시는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관계당국은 주민들의 여망을 절대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심도있고 설득력있는 대책수립을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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