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 창단작업이 구체적인 대안없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인천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범시민 추진위원회는 지난 8월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후 현재까지 창단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아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프로축구단 창단작업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창단을 하기 위해서는 법인도 설립해야 하고 창단자금도 마련해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요즘 인천 프로축구 창단작업에 나서는 추진위의 활동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프로축구단 창단에 인천시장과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이 선두에 나서서 일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도 엊그제 열린 창립총회에서의 인천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보여준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창립총회가 한창 진행되는 시간에 시의회가 열려 불가피하게 자리를 뜰 수밖에 없다는 얘기는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시의회는 중요하고 프로축구 창단 창립총회는 자릴 비워도 된다는 말인가.

범시민추진위 구성도 그렇다. 추진위 집행부는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이 앞장서서 관내 기업인들과 무릎을 맞대고 프로구단 창단작업을 숙의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든다. 프로구단을 창단하려면 수백억원의 창단자금이 필요하다. 기업인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인천 프로구단 창단은 결국 말 잔치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같은 입장인 대구시의 경우 지난달 13일 대구·경북지역 50개 기업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프로축구단 창단 발기인대회를 갖고 노희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대표로 선임했다고 한다. 이날 발기인들은 9월말까지 주금 50억원을 납입하고 대구프로축구단 법인을 설립, 이달 중으로 법인등기를 마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또 창단자금은 300억원을 목표로 11월부터 시민주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한편, 선수단 구성을 조속히 완료한 뒤 내년부터 K리그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녕 인천시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이 창단되려면 관내 기업인들의 참여는 당연한 이치다. 언제까지 각계인사 275명이 참여하는 범시민추진위원회의만 할 것인가. 추진위는 지금부터라도 관내 기업인들을 주축으로 추진위를 재구성, 본격적인 창단작업에 나서길 바란다. 추진위원회 집행부도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을 주축으로 한 기업인들에게 맡겨야 한다. 기업인들이 참여하지 않는 추진위는 속빈 강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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