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에 대한 정리계획안이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음에 따라 GM-대우차가 이달 중순 이후 본격 출범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한 때는 한국 경제를 이끌며 자동차 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지칭되던 대우자동차가 이제 영원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50년대 미군차량을 개조해 팔던 신진자동차를 모태로 도요타의 코로나 등을 조립 생산하면서 한 때 국내 1위의 명성을 얻기도 했으나 결국 문을 닫고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번에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GM과는 결별한 지 꼭 10년만에 다시 만나는 셈이다. GM측은 지난 72년 도요타가 철수하면서 50%의 지분을 인수, GM코리아로 출범했던 적이 있었으나 76년 산업은행 관리체계로 넘어가면서 대우가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비록 91년 경영 위기를 맞으면서 이듬해 GM과 결별했으나 결국 GM측은 10년만에 또 다시 대우차를 수중에 넣은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지법 파산부는 지난달 30일 대우차 정리담보권자 및 정리채권자 관계인 집회를 갖고 대우차 정리계획이 가결됨에 따라 이를 승인했다. 이날 관계인 집회에서 정리 담보채권은 92.15%, 정리채권은 84.74%의 찬성을 얻어 가결처리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우차는 신설법인인 GM-대우차와 대우인천자동차(부평공장), 대우버스(부산공장), 대우상용차(군산 상용차공장), 해외법인을 포함한 잔존법인인 대우자동차 등 5개사로 분할 운영되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잔존법인인 대우차는 신설회사에 매각되지 않은 비업무용 부동산 등 잔존 재산의 매각 업무 및 GM인수에서 제외된 해외법인의 업무만 담당하게 되니 사실상 대우차는 이제 남은 사업장이 정리되는대로 문을 내리게 됐다.
 
대우자동차는 그동안 동구권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완성차 조립공장을 짓고 라노스와 누비라, 레간자 등 3개 모델을 개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 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도한 할부판매와 차입경영으로 허점이 노출됐으며 이 가운데에도 쌍용차를 인수하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결국 대우그룹의 몰락과 함께 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가 매각이 추진됐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려 1천750명이라는 엄청난 생산직 근로자들이 해고되는 고통을 받기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GM-대우차로 새 출발을 하더라도 힘든 삶에 지쳐 있는 해고 근로자들 및 하청업체들의 고통을 잊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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